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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어 이야기 - 침만 꼴깍꼴깍 삼키다 소시지가 되어버린 ㅣ 저학년을 위한 꼬마도서관 30
로알드 달 지음, 김수연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05년 6월
평점 :
품절
동화작가 중 로알드 달보다 더 재미있게 글을 쓰는 작가가 있을까? 물론 내가 읽어 본 작품이 많은 게 아니니 이렇게 단정지어 버리는 게 성급하지만 그의 작품을 읽다보면 가히 최고의 이야기꾼이라는 생각이 든다.
선악의 명백한 구도, 단순한 플롯, 무한한 상상력은 어린이가 읽기에 더할 수 없이 좋지만, 사실 어른이 읽어도 유쾌하고 통쾌하다. 그의 작품은 동화가 아닌 소설도 풍자와 반전이 뛰어나 읽어볼 만 하다.
이 책은 로알드 달의 작품 중 연령대를 가장 낮춰잡아도 좋을 책이다. 한 두 돌부터 즐길 수 있다. 여전히 퀸틴 블레이크가 그림을 그렸지만 로알드 달의 다른 작품과는 달리 색이 들어가 있고 책이 조금 큰 편이라 아이들이 이야기를 들으며 그림만 즐겨도 좋다.
못된 악어가 아이들을 잡아먹으려도 계속 시도하지만 번번이 실패한다는 이야기. 사실 악어가 아이를 잡아먹는걸 나쁘다고 해야 하나, 이를 저지하는 하마, 코끼리 등 다른 동물들은 착하다고 해야 하나, 한 6, 7세 이상된 아이들이라면 이런 의문을 가질 수도 있겠다. 뭐 그 때는 부모가 알아서 잘 얘기해 줘야겠지. 의문을 안 갖고 넘어가면 다행이고.
코끼리가 악어를 하늘로 쏘아올려 소시지로 만들어 버린 마지막 부분을 읽고 나자 아이는 만족한 듯 말했다.
"코끼리가 제일 착해."
다행이다. 아이는 아무런 문제의식 없이 그냥 이야기를 즐겼다. 휴우.
참 재밌다. 'The enormous crocodile'이란 원제를 '침만 꼴깍꼴깍 삼키다 소시지가 되어버린 악어 이야기'라고 번역한 것도 좋고, '침꼴깍' 악어라는 이름도 재밌다. 읽어주기에 편하고 자연스러운 번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