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왝왝이가 그곳에 있었다 - 제15회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 대상 수상작 ㅣ 문학동네 청소년 75
이로아 지음 / 문학동네 / 2025년 2월
평점 :
▸왝왝이가 그곳에 있었다
▸이로아 지음
▸문학동네 출판
🧡
참사 후 살았다는 이유로 아주 긴 벌을 받고 있다고 느끼는 생존자 연서. 사람들은 참사 전으로, 일상으로 그만 돌아가라고 한다.
돕고 싶은 마음과 옳은 일이라 여기며 진상조사를 해야 한다는 호정과 마음만 굳게 먹으면 정신력으로 뭐든 해결할 수 있다고 믿는 아빠.
두 사람은 연서의 마음을 헤아려주거나 무엇을 원하는지 알지 못한다. 분명히 연서를 위한답시고 하였을 말과 행동이었을 텐데 오히려 더욱 숨막히게 할 뿐이다.
연서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기 위해 그 일과 관련된 모든 물건을 버린다. 그러나 이전의 일상으로, ‘그 다음’으로 나아가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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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사를 겪은 당사자이자 그 일로 인해 상실을 경험 한 연서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었을까?
당사자의 고통을 겪어보지 않고 어떻게 위로가 될 수 있을까?.
친구 혜민은 그저 연서의 곁에 머무르며 연서가 원하지 않는 것은 묻지 않고 함께 시간을 보낸다. 연서는 그런 혜민 옆에서 편하게 숨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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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서와 호정의 대화에서 연서가 원하는 것이 무엇이었는지, 누군가 연서와 같은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또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할지 생각해보게 한다.
“친구는 상대를 편하게 해 주는 게 친구지, 같이 있으면 즐거운 게 친구고. 나는 너를 만나면 불편했어. 편하게 숨 쉴 수가 없었다고.” (81)
“친구라면 내가 그 얘기하기 싫달 때는 하지 말아야지. 하고 싶달 때는 같이 해 주고, 내가 얘기하기 싫을 때도 들이미는 사람은 친구가 아니야. 혜민이는 나를 가르치려 들지 않아.” (82)
내 기준으로 아무리 옳은 일일지라도 상대가 하기 싫은 것을 하자고 하는 것이 과연 상대를 위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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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서의 동의없이 정신과 약을 먹지 못하게 하며 정신력으로 이겨보라고 아빠.
힘들어 하는 자녀를 위해 부모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생각하니 먹먹해졌다.
힘들어 하는 자녀를 바라만 보는 것이 말만큼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도 부모라면 느낄 것이다.
힘내라는 말도 괜찮다는 말도 할 수 없을 때. 어떻게 해야할까?
스스로 일어나도록 기다려주는 것. 자신의 감정을 솔직히 들여다보고 편하게 표현하도록 두는 것.
적어도 가정에서만큼은 민낯으로 존재하도록, 가장 편하게 숨쉬도록 하는 것.
이런 안전함과 편안함을 부모가 주어야 하지 않을까? 그런 부모이고 싶은데, 과연 나는 어떤 부모인가 생각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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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서는 답답한 마음에 하천을 걷는다.
왝, 왝, 왝, 소리가 들리고 어둠속의 한 쌍의 눈동자. 그건 사람의 눈이었다.
왝왝이를 만나고 연서는 비로소 알아간다.
자신이 그동안 무엇을 잊고 있었는지. 그리고 무엇을 다시 기억해야 하는지.
교실 한가운데 있었던 책상. 그 자리의 주인공. 그리고 그 일.
“기억하려 애쓰지 않으면 잃을 수 있는 것이 너무나도 많았다.” (127)
다시 그 아이를 기억하려 한다. 모두에게 잊혀진지도 모른 채, 잊혀지고 있었던 그 아이를 제자리로 돌려놓으려고 한다.
그리고 말한다. 세상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쉽게 잊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면 좋겠다고.
함께 기억하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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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사의 의미를 따져 보고 우리의 태도를 점검하게 한다. 나는 그것이 소설의 힘이라고 믿는다."
한 평론가의 말처럼 소설의 힘, 문학의 힘을 느끼는 시간이었다.
💛좋은 책 보내주신 문학동네에게 감사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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