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장 우산 예술과 심리 동화 시리즈 6
이영경 그림, 김영희 글 / 나한기획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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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그림책 제목, 검정 우산도 아닌 깜장 우산, 왠지 사투리인 것 같아서 살짝 정겨웠어요.

경상도 지역에서 검정 보다 깜장이란 말을 사용하거든요.

그런데 그 깜장 우산에 어떤 내용이 담겨 있을까요?

사뭇 궁금했답니다.

솔직히 검정색이라고 하면 칙칙하고, 어둡고,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들의 좋아하는 색에 들어가진 않지요.

하지만 검정색은 착시 효과가 있어서 날씬해 보이기도 하고,

검정색 옷을 잘 소화하면 소위 엣지있게 보여지기도 하는 놀라운 색입니다.

하지만 이 그림책에 나오는 깜장 우산의 생각은 그렇지 않네요.

알록달록 무지개 색은 사람들이 곧잘 사가지만, 깜장 우산만은 항상 사가지 않아서 남거든요.
우산 친구들도 숯검정 같고, 더럽다며 같이 놀기 싫대요.

깜장 우산은 더욱 의기소침해졌어요.

사람들은 씩씩한 빨강, 밝고 귀여운 노랑, 시원한 파랑, 발랄한 주황, 잘 웃는 초록, 우아한 보라, 조용한 남색 우산을 사갔습니다.

하지만 어떤 누구도 깜장 우산은 사가지 않았어요.

일곱 색깔 우산들이 모두 떠나고 벽에 달랑 혼자 남은 것은 깜장 우산 뿐이였습니다.


깜장 우산은 아무도 자길 원하지 않는다는 생각에 더 슬퍼졌답니다.

하지만 모든 색을 다 섞어버리면 나오는 색이 바로 검정색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검정색 안에 무지개 색이 모두 담겨 있다는 사실을요.

빨, 주, 노, 초, 파, 남, 보 일곱 색깔이 다 담겨 있으니 훨씬 더 아름다운 색일 수도 있다는 것을요.

이제 깜장 우산은 자기가 무척 소중하게 생각이 들었어요.

 

깜장 우산은 타인의 시선 때문에, 생각 때문에 자기 자신의 존재를 부끄러워 했습니다.

다른 사람의 시선을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살아갈 순 없지만, 그 시선 때문에 자신의 존재를 부정하게 된다면,

결코 좋은 것은 아닙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을 사랑하는 자존감이 필요한 것이죠.

이 그림책은 자신을 바라보기가 타인과의 소통으로 이뤄진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검정색에 모든 색이 담겨 있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 깜장 우산도 자신을 사랑하게 되듯이,

지금 나의 모습 안에 나의 삶이 담겨 있다는 것을 알고, 앞으로 더 많은 것을 담도록 다양한 경험을 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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