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자의 녹취록 스토리콜렉터 112
미쓰다 신조 지음, 현정수 옮김 / 북로드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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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나라 현에서 태어난 저자는 대학에서 국문학을 전공하고, 졸업한 뒤에는 출판사에 들어가 호러와 미스터리에 관련된 다양한 기획을 진행했습니다. 1994년 단편소설을 발표하면서 데뷔했고, 2001년에는 첫 장편소설 "기관, 호러 작가가 사는 집"을 출간하며 이름을 알렸습니다. 2010년 "미즈치처럼 가라앉는 것"으로 제10회 본격 미스터리 대상을 수상했으며, 지금은 '미쓰다 월드'라 불리는 특유의 작품 세계가 열렬한 마니아층을 형성하며 명실상부 일본 본격 미스터리를 대표하는 작가로 자리 잡았습니다. 그럼 "괴담의 테이프" 개정판 <죽은 자의 녹취록>을 보겠습니다.



'나'는 작가가 되기 전인 편집자 시절에 시리즈를 기획했는데, 평소 문학이나 민속학이나 건축학 같은 분야 속에 숨어 있는 '괴이한 것'을 끄집어내고 싶다고 생각했고, 자살 명소를 생각했으나 진척이 잘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지인에게 전직 편집자 기류 요시히코를 소개받았고, 그는 자살하기 직전에 가족이나 친구나 세상을 향해, 카세트테이프에 메시지를 녹음하는 사람들이 가끔 있는데, 그것들을 모아 원고로 만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했답니다. 나는 샘플 원고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고, 기류는 내용이 다른 테이프 세 개를 선택해 샘플 원고로 기록해서 메일을 보냈습니다. 나는 샘플 원고를 다 읽자마자 기류에게 전화를 했으나 연락이 되지 않았습니다. 다음 날 자택에 방문했으나 우편함에는 사흘 치의 신문이 쌓여 있었습니다. 기류에게 메일도 보냈으나 답장은 한 번도 없었고, 기류를 소개해 준 지인에게 연락했으니 그와 오랫동안 만나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 뒤로 다시 한 달 반 정도 지났을 무렵, 편집부의 내 앞으로 카세트테이프가 든 우편물이 왔습니다.

이제부터 적게 될 오싹한 이야기는 아는 편집자가 어느 자리에서 한 이야기를, 내가 카세트테이프에 녹음한 것입니다. 체험자는 오쿠야마 가쓰야라고 해두고, 가쿠의 주도하에 서로 면식이 없는 사람들이 네가히산 하이킹을 하기로 했습니다. 하이킹 당일, 가쿠는 오지 않았고, 부재중 메시지를 들으니 전파 상태가 나빠서인지 잘 들리지 않지만 계획대로 하이킹을 하랍니다. 그렇게 미사키 마리, 시라미네 아키히코, 야마이 쇼조까지 네가히산 하이킹을 시작했습니다. 야마이 쇼조를 제외한 나머지는 초보자들이라 겨우 올라가서 가쿠가 그린 지도의 7부 능선 정도에 도착했을 즈음에는, 원래 정상에서 먹을 예정이던 점심시간이 되어 있었습니다. 쇼조가 우거진 수풀에서 새로운 길을 발견했고, 산길 한가운데 자리 잡은 바위처럼 큰 돌을 보고 가쓰야는 불길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나머지는 신나게 그 길로 갔고, 그 길 끝에 있던 넓적한 바위에서 계란처럼 예쁜 돌 3개를 발견합니다. 역시나 꺼림직해서 돌을 쇼조에게 양보했으나, 이제까지 고개를 숙인 채 대답하던 쇼조와 눈이 마주쳤습니다. 한쪽 눈만이 이상할 정도로 검습니다.




<죽은 자의 녹취록>을 읽으며 '페이크 다큐멘터리'가 떠올랐습니다. 페이크 다큐멘터리는 다큐멘터리의 형식을 빌려 허구의 상황을 실제 상황처럼 가공한 영화인데, 그것을 모르고 보게 되면 르포르타주로 오해하기 쉽습니다. <죽은 자의 녹취록>도 분명 호러 소설인데, 다 알고 읽었음에도 불구하고, 서술자가 호러 소설가로 '소설 스바루'에 2013년 3월 호부터 2016년 1월 호에 비정기 연재했던 6편의 단편 괴담들을 정리한 것이라고 시작에 밝힙니다. 그리고 서술자도 호러 소설가의 고충과 어떻게 소재를 얻는지에 대해 담담히 적으면서 지인의 경험담이나 지인이 들은 이야기를 듣고 단편을 구상한답니다. 작품 수록 순서를 검토하며 작가와 편집자가 모여 의논을 하는데, 서술자(나)의 편집자 도키토 미나미는 나에게 연재 의뢰를 하면서 이상한 일이 일어납니다. 이 에피소드를 여섯 편의 작품 앞뒤나 사이사이에 넣어 '서장, 막간, 종장'으로 선보이자고 제안했고, 그렇게 책은 구성됩니다. 각각 단편에서의 괴이함이 끝이 아니라, 담당 편집자 도키토가 겪는 괴이함이 가미되어 책을 더욱 사실처럼 만들어줍니다. 그러면서 작가 '나'가 쓴 6편의 단편 괴담의 공통점은 독자가 자연스럽게 알아차릴 수준이라고 적었는데, 그 수준이 안되는 독자인 나는 글을 읽으면서 그제야 알았습니다. '위 문장으로 이 책은 끝났어야 했다.'란 말에서 이어지는 이야기를 끝까지 읽어보면,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독자를 호러에 빠지게 만드는 작가의 필력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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