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지 행성
김소희 지음 / 아름드리미디어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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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가 많은 동네에서 고양이들과 함께 살며 만화와 그림을 그리고 있는 저자는 "오스트레일리아가 우리나라 가까이 오고 있다고?", "예의 없는 친구들을 대하는 슬기로운 말하기 사전" 등에 그림을 그렸고, "반달", "자리", "민트맛 사탕" 등을 쓰고 그렸습니다. 그럼, 저자가 쓰고 그린 <먼지 행성>을 보겠습니다.



태양과 멀어 그만큼 춥고 어두운, 식물이 거의 자라지 않는 이곳 행성은 '먼지 행성'이지만 사람들은 '쓰레기 별'이라고 부릅니다. 이곳은 다른 행성들의 청정 유지를 위해 그들의 쓰레기가 버려지는 곳으로 태양계의 쓰레기장입니다. 이곳은 중앙 정부가 관리하는데, 나오가 정식 직원이고, 떠돌이 상인 츄리는 시민 등록을 못해 이곳에 정착했습니다. 리나는 4살 때 쓰레기 종량 캡슐에 담겨 이곳까지 와서 나오와 츄리에 의해 구해졌습니다. 다음 해 구형 펫봇 깜이를 해리가 쓰레기 캡슐에서 발견했고 같이 살게 되었습니다. 나오는 P 행성에서 살았는데 딸이 출장 갔다 오겠다고 인사한 후에 돌아오지 못했고, 3년을 싸웠으나 포기하고 이곳으로 왔습니다.

각 행성에서 보내는 쓰레기 종량 캡슐에서 쓸 만한 물건들을 건져 다시 파는 것으로 이들은 생활하고 있습니다. 리나는 산 너머에서 인공 불빛이 반짝이는 것을 보았고 깜과 같이 몰래 나갑니다. 그곳에서 기록봇을 발견했고 SOS 신호를 보내 구조요청을 합니다. 창고에 있던 구식 우주선을 고쳐 츄리가 그들을 무사히 데리고 왔습니다.

눈이 계속 내리면서 이곳은 거대한 얼음산이 되었습니다. 시간이 지나도 회로에 불이 들어오지 않아 일시적인 정전이나 고장인 줄 알았는데, 확인해 보니 이곳이 버려졌음을 알게 됩니다. 식량과 보조전력이 얼마 남지 않은 이곳에서 그들은 어떻게 될지, 기록봇이 가진 영상은 무엇인지, <먼지 행성>에서 확인하세요.




언제부터인가 버리는 것에 거리낌이 없어졌습니다. 어릴 때만 해도 몽당연필에 볼펜 깍지를 끼워 끝까지 썼고, 구멍 난 양말과 옷도 두세 번은 꿰매서 다시 입었습니다. 우산도 고장 나면 고쳐서 사용했고, 연습장도 연필로 한번 쓰고, 볼펜으로 그 위에 다시 썼습니다. 세탁기에서 나온 물도 받아서 걸레 빨고, 그 물은 베란다 청소하는 데 사용했습니다. 이렇게 아끼면서 살았는데 경제가 발전하고 선진국이 되면서 졸라맸던 허리 끈을 너무나 쉽게 확 푼 느낌입니다. 이제 소비가 미덕이 된지 오래고, 멀쩡해도 싫증 나면 바로 버립니다. <먼지 행성>은 물건도, 사람도 쉽게 버려지는 시대를 그리고 있습니다. 로봇뿐만 아니라 아이도 쓰레기 종량 캡슐에 넣어 버립니다. 그렇게 먼지 행성, 일명 쓰레기별에 버려진 리나와 펫봇 깜이는 알 수 없는 이유로 딸을 잃은 나오와 떠돌이 상인 츄리에게 구해지고 같이 살아갑니다. 아무 일 없이 살아갔으면 좋겠지만 결국 이곳도 버려집니다.


버려졌던 기억은, 사랑하는 이들을 뒤로 하고

헤어지는 아픔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p. 153


버려지는 아픔과 헤어지는 아픔 중에 어떤 것이 더 아플까요. 둘 다 겪지 않길 바라지만 둘 중에 헤어지는 아픔이 더 크다고 리나는 말합니다. 다른 이들의 더러움을 모두 끌어안은 먼지 행성에 가족을 놔두고 헤어져야만 하는 리나는 어떻게 될지, 열린 결말이라 더욱 안타깝고 여운이 남습니다. 리나의 앞에 불빛이 반짝이듯 반짝임이 있기를 바라며, 아직 읽지 못한 "반달"을 읽으며 저자의 다음 작품을 기다리겠습니다.



네이버카페 이벤트에 당첨되어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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