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분석관K : 미래범죄 수사일지
소현수 지음, 이미솔 기획 / EBS BOOKS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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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 "괴물", "프린테라", 단편집 "히키코모리 카페", "신비아파트 오싹오싹 무서운 이야기6", 단편소설 "시공간의 이방인", "아비" 등을 발표한 저자는 방송작가로도 일하고 있습니다. 다큐프라임 '바람의 집', '제노사이드: 학살의 기억들', '요리의 과학', '게임에 진심인 편' 및 '포이즌 VR', XR우주대기획 '더 홈', SF 토크쇼 '공상가들'의 제작에 참여했습니다. 그럼 <사건분석관K : 미래범죄 수사일지>를 보겠습니다.



지구에서 마지막 전쟁이 일어나 인류의 절반은 사라졌고, 터전도 절반 이상 파괴되었습니다. 그 직후 일어난 대지진은 살아남은 인류의 절반을 사라지게 하고, 인류가 살 수 있는 터전의 대부분을 파괴했습니다. 하지만 과학기술로 황폐한 땅을 복구하고 인류를 재건했습니다. 그로써 세계는 거대 도시를 중심으로 재편되었고 안드로이드와 인간 의식 전이가 일상화된 최첨단의 새 시대를 맞이했습니다. 과거와 모습은 변할지언정, 범죄가 근절되지 않았다는 것은 똑같습니다. 물론 발생률은 아주 낮으면 가벼운 절도 수준이지만 이를 위해 안드로이드 경관이 존재하며 기본적인 치안을 담당합니다. 그러나 아주 가끔 특수 강도와 살인 같은 강력 범죄가 발생하기도 하는데 이를 전담하는 직책의 바로 '사건분석관'입니다. 거대 도시 하나당 26명의 사건분석관이 존재하며 A부터 Z까지 코드네임이 부여되고 사건의 조사 및 분석, 피의자 심문과 기소까지 담당합니다. 사안에 따라 1급 기밀에 해당하는 정보까지 접근할 수 있으며 긴급상황 시 생살여탈권까지 주어질 정도로 권한이 막강합니다.


주인공 사건분석관K는 무력에 의한 살인사건이 발생했다는 요청에 현장으로 갑니다. 사인은 명확합니다. 사람이 아닌 더미의 시신으로 머리가 참혹하게 부서져 있습니다. 더미는 인간의 육체와 거의 흡사한 단백질 유기체와 나노 세포로 이뤄져 있는데 찌르고 꼬집으면 아프고, 간질이면 간지럽습니다. 인간다운 감각은 유지되지만 일정량 이상의 고통은 느끼지 못합니다. 늙지 않고 질병에 시달릴 일도 없고 의식을 내려받은 양자 두뇌만 멀쩡하다면 죽지도 않습니다. 그래서 마인드 업로딩 시장을 영생 서비스라 합니다. 하지만 이 사건은 양자 두뇌가 박살 나서 소생이 불가합니다. 그러부터 48시간이 지나지 않아 두 번째 살인사건이 벌어집니다. 죽은 장소만 달랐을 뿐 나머진 똑같습니다. 남은 증거나 범인의 흔적도 없는데, 일주일도 지나지 않아 시신이 셋이나 더 나왔습니다.


5년 전 경찰의 다급한 협조 요청이 들어와 현장에 나간 사건분석관K. 전 세계 마인드 업로딩 시장을 양분하는 곳은 이터널 라이프와 서클입니다. 서클은 도시 정부와 계약을 맺고 거의 무료에 가까운 금액으로 제공되는 복지 서비스입니다. 당장 값비싼 더미를 구매할 수 없는 이들은 이를 통해 의식을 서버에 저장해 두었다가 나중에라도 더미를 이용한 영생을 꿈꾸는 것입니다. 지역마다 서클에서 운영하는 마인드 업로딩 센터가 있으며 일정 주기를 두고 한꺼번에 여러 사람을 대상으로 의식 이전을 시행합니다. 한 명에 한 명씩만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터널 라이프와는 다릅니다. 서클이 운영하는 업로딩 센터 시스템이 심각한 오류가 생겨 의식 이전이 중단되었고 이로 인해 스무 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시스템에 오류가 있었다면 경고나 경보가 있었을 것인데 시신이 부패된 것을 보고 사고로 죽은 것이며 누가 해킹을 했는지 조사를 했습니다. 이 일이 알려지자 2년 전 중앙은행 보안을 뚫어 유명해진 해커 로메인의 도움으로 10살 천재 해커 아서와 프리드리히를 체포했습니다.


개척 중인 화성에서 연구개발 인력 외에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건 범죄자들입니다. 지구에는 죄를 짓지 않은 일반 시민이 살아갈 공간도 넉넉지 않아 화성의 교도소는 큰 규모로 지어졌고, 많은 수의 범죄자가 이감됐습니다. 죄수들이 노역으로 화성의 개척 작업에 직접 참여하며, 지구보다 자유가 더 주어져 잘 적응하고 교화율도 상당히 높습니다. 그런데 안드로이드 교도관 다섯 기가 난동을 부려 열다섯 명이 사망했고 부상자들이 다수 나왔답니다. 폭동은 다른 네 개 구역의 교도소에서 빠르게 교도관들을 지원해 진압되었고, 폭동을 일으킨 건 올해 15살이 된 아서와 프리드리히랍니다. 그렇게 다시 만난 사건분석관K는 소년이 5년 전과 전혀 달라지지 않았음을 알게 됩니다. 아무런 정신적, 도덕적 성장도, 교화도 없었습니다.


소개한 내용 외에도 실종 사건, 가상세계 체험 중 일어난 사건 등을 사건분석관K가 어떻게 해결할지, <사건분석관K : 미래범죄 수사일지>에서 확인하세요.




2094년은 영생이 구현된 세상입니다. 늙지 않고 질병에 시달리지 않는 더미란 육체에 자신의 의식을 가진 양자 두뇌를 내려받으면 영원토록 살 수 있습니다. 돈이 많은 사람은 바로 그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고, 돈이 없다면 정부의 서비스를 이용해 의식을 서버에 저장해두고 나중에 더미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이제 진짜 인간의 몸은 찾기가 힘듭니다. 대부분 더미와 양자 두뇌로 된 인간이니깐요. 이 정도면 누구를 인간이라고 해야 할지 헷갈립니다. <사건분석관K : 미래범죄 수사일지>에는 안드로이드, 마인드 업로딩, 양자 두뇌, 더미, 우주 엘리베이터의 최첨단 기술이 등장합니다. 책 마지막에 현재의 기술과 비교를 하며 어느 정도 구현을 했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어떤 것이든 동전의 앞뒤처럼 장단점이 있습니다. 책의 배경처럼 영생이 구현되면 어떻게 될지 책에서는 말합니다. 양자 두뇌 복제로 탄생한 인간을 어떻게 정의해야 할지, 인간과 다르게 고통받지 않는 안드로이드의 권리를 어디까지 인정해야 하는지, 가상세계에서 살인을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 쉽게 결론을 내리기 힘든 것들입니다. 새로운 기술이 등장하면 그 기술이 세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예측을 하고 그에 따른 대처를 합니다. 하지만 기술은 항상 그 예측과 대처를 벗어납니다. 지금 이 책에서 나온 여러 가지 문제들이 나와 상관없는 먼 나중의 일이 아니라, 내 아이들이 접할 이야기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이제는 생각해 봐야 할 때입니다. 그것이 SF 소설이 우리에게 원하는 답일 겁니다.




네이버카페 이벤트에 당첨되어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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