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세 교유서가 첫단추 시리즈 44
얼 C. 엘리스 지음, 김용진.박범순 옮김 / 교유서가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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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메릴랜드대의 지리 및 환경시스템학 담당 교수인 저자는 

인공 경관의 생태학을 지역적 차원에서부터 지구적 차원에 이르기까지 

연구하고 있으며, 인류세 생물권 안에서의 지속 가능한 관리라는 문제에도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국제층서위원회 제4기층서소위원회 산하 인류세실무단의 위원이며, 

국제지권생물권계획을 계승한 퓨처 어스(Future Earth)에서 

지구적 토지 프로그램의 과학 운영위원을 맡고 있습니다. 

저자가 쓴 <인류세>를 보겠습니다.



"우리는 인류세에 살고 있습니다!" 소수의 학자끼리만 사용하는 지질학적 용어가 

전 세계적인 학술 토론의 발화점이자 대중적 현상이 되었을까요? 

<인류세>에서 그 시작부터 지구 시스템 과학, 지질학, 환경과학, 

고고학, 생태과학, 역사학 등에서 따져봅니다. 


천문학자 니콜라우스 코페르니쿠스의 태양중심설은 지구를 우주의 중심에서 쫓아냈고, 

티코 브라헤, 요하네스 케플러, 갈릴레오 갈릴레이, 

궁극적으로는 아이작 뉴턴의 연구에 의해 계승되었습니다. 

17세기 말에 이르면 서구 과학계의 지식인 사이에서는 

지구가 더는 우주의 중심이 아니었고 

지구와 우주에 대한 새로운 기원이 필요하다는 점이 명백해졌습니다. 

1871년 발행된 "인간의 유래"에서 다윈은 자연선택에 의한 진화라는 

새로운 기원 이야기가 탄생했습니다. 

변화하고 있는 행성인 지구 속에서 인간은 다른 동물과 마찬가지로 

특별한 방향성 없이 진화해가는 하나의 종에 불과합니다.


1958년 3월 찰스 데이비드 킬링은 생물권의 숨쉬기를 관찰해, 

장기간에 걸친 측정 결과 해가 지날수록 

이산화탄소 농도가 상승하는 경향을 발견했습니다. 

1960년 자신의 연구를 논문으로 출간했고, 

이 논문은 대규모의 화석연료 연소로 인해 

지구 대기권에 이산화탄소가 축적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가 되었습니다. 

킬링 곡선은 인간의 화석연료 사용이 지구 대기를 급격하게 변화시키며, 

잠재적으로는 지구 시스템 전체의 작동까지 변화시킨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인간활동은 이산화탄소, 염화불화 탄소, 에어로졸 및 여타 미량가스를 방출해 

대기권을 채우고, 오존층을 위협하고 지구적 기후변화를 초래합니다. 

인간은 토지를 사용하면서 지구 생태계를 변화시키고 비옥한 토양을 침식시켰으며, 

농장과 도시에서 사용하려는 목적으로 물의 흐름도 바꿔놓았습니다. 

또한 자연 서식지를 파괴하고 심지어 여러 생물종을 급속도로 멸종시키고 있습니다.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인간활동의 증가가 원인이라는 점을 증명했습니다.


그렇지만 지구 시스템 과학에서 나온 증거만으로 지질시대에 변화를 줄 수 없습니다. 

지질시대는 지구의 46억 년 역사를 지질학적 누대(累代), 대(代), 기(紀), 세(世)로 

세분화하는 국제적인 협의가 이뤄진 정리 방식입니다. 

새로운 지질시대를 선언하기 위해서, 

인간이 암석 안에도 표시를 남겼음을 입증해야 합니다. 

인류세는 지구를 변화시킬 정도로 거대해진 인간 능력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이 이야기의 시작점은 학자들 간의 의견이 분분합니다. 

고고학적 관점에서 보면 인간이 지구환경을 변화시키는 일은 

최근의 현상도, 특별한 현상도 아닙니다. 

인간 세계는 언제나 인간 스스로가 만들고 변화시킨 것입니다. 

지구 역사에 존재했던 거의 모든 인간 사회는 

자신의 선조들이 이미 변화시켜놓은 환경 속에서 살아갔습니다. 

초기 인류도 오늘날보다 규모도 작고 속도도 느렸지만 

지구를 변화시키면서 퇴적층에 증거를 남겼습니다. 

단지 그런 증거가 더 깊숙한 층서에 박혀 있고, 시간에 따라 널리 흩어져 있을 뿐입니다.




인간 사회가 지구적으로 발생시킨 유해한 환경 변화의 규모, 비율, 다양성을 고려하면, 

인류세를 재앙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과학적인 관점에서 볼 때 인류세는 좋지도 나쁘지도 않으며, 

단지 관측 가능한 현상일 뿐입니다. 

또한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인간 사회가 현재와 미래에 무엇을 하느냐에 따라 

인류세는 좋을 수도 있고 나쁠 수도 있는 것입니다. 

지금이 지구의 종말 혹은 인간 역사의 종말은 아닙니다. 

우리가 파악하는 방식대로 세계를 바꿔가고 있는 이 시대에, 

우리는 세계를 파악하는 방식 자체도 바꾸어야 합니다. 

인류세는 개개인의 삶보다 더 큰 것을 생각하라고 요구합니다. 

인류세가 말해주는 것은 집합체로서의 인간이 자연의 힘이라는 사실입니다. 

우리 앞에는 더 나은 인류세와 더 나쁜 인류세의 가능성이 모두 존재합니다. 

인류세의 이야기는 이제 막 시작되었을 뿐입니다. 

우리에게는 미래를 만들 시간이 아직 남았습니다. 

지구의 역사를 기록할 암석 안에 인류세에 사는 우리 인류가 

어떻게 남길지는 어떻게 행동하느냐에 달렸습니다.


옥스포드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입문자를 위해 쓴 교양개론서, 

'교유서가 첫단추 시리즈'로 교양을 더하길 권합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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