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세폴리스
마르얀 사트라피 지음, 박언주 옮김 / 휴머니스트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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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가 빳빳해서 넘기는 맛이 그래픽노블 <페르세폴리스>를 

아파트 도서관에서 발견하고 읽었습니다.



저자 마르잔은 이란에서 태어났습니다. 

1980년에 10살이면 1970년 생이라고 짐작이 됩니다. 

1979년 '이슬람 혁명'이 있은 후부터 여자들은 히잡 착용이 의무화되고, 

남학생과 분리해서 수업을 하는 '문화혁명'이 실시되었습니다. 

거리마다 히잡 반대 시위와 찬성 시위가 벌어졌어요. 

나는 6살부터 자신이 최후의 선지자라 믿고 

혁명이 있던 날 가만히 있을 순 없었대요. 

부모님이 사준 책을 통해 세계를 배우게 되었지만 

엄마 아빠가 참여하는 시위에 참가하지 못해 불만인 꼬맹이었습니다. 

난 학교에서 배운 대로 왕은 신이 선택한 사람이라 좋다고 말하자, 

부모님은 진실을 들려줍니다. 

그제야 나는 아무것도 모른다는 것을 깨달았고 

읽을 수 있는 책은 찾아 읽었습니다. 

왕인 샤가 퇴진하는 날, 모두 축제를 열었습니다. 

그리고 수감되었던 정치범들이 석방되었고, 

삼촌 아누쉬 역시 부모님 집에 왔습니다. 

상황이 좋아질 거라 믿었지만 많은 이들이 이란을 떠났고 

아버지의 친구 모흐센이 죽은 채로 발견되었으며 

삼촌도 다시 감옥에 들어가 마지막을 맞이했습니다.



이란은 점점 원리주의가 팽배해지고, 이란 원리주의자들이 이라크로 들어가 

이라크 내 시아파들이 사담 후세인에 반대하게 부추겨 

후세인에게 전쟁의 구실을 제공했습니다. 

두 번째 아랍 침공이 시작되고 폭탄이 터지고, 

전투기가 날아다니는 일이 일상이 된 것입니다. 

학교에서는 하루에 두 번, 아이들을 줄 세워 놓고 

전사자들에 대해 애도를 표하게 했습니다. 

가난한 동네 아이들에게 천국을 약속하게 하고 

노래를 불러 최면 상태에 빠지게 합니다. 

그렇게 광신도처럼 만들어 전투에 투입시키는데 그냥 사지에 몰아넣는 것입니다. 

천국의 열쇠는 결국 가진 것 없는 사람들의 것이었습니다.

더 나은 삶을 약속받은 수많은 젊은이들이 

천국의 열쇠를 목에 건 채, 지뢰밭에서 폭사했습니다. 

사람들은 지인과 친척의 안부를 물으며 불안한 하루하루를 보냈습니다. 

병원에서 제대로 된 치료를 못 받고 죽은 고모부를 보고, 

국경이 개방되자마자 부모님은 여권을 만들어 나를 오스트리아로 유학 보냈습니다.

난 그곳에서 엄마 친구 집에서 지내다 수녀들이 운영하는 곳으로 거처를 옮겼습니다. 

낯선 곳에서 겨우 적응을 했고, 4살 많은 줄리와 친구가 되었습니다. 

기숙사에서 퇴사당해 줄리 집에서 지냈고, 

줄리 친구들과 친해지려 그들과 비슷해지려고 애썼습니다. 

하지만 그럴수록 나를 잃어버리게 되고, 

나를 품에 안고 다독여줄 부모님을 찾으며 방황했습니다. 

따지고 보면 울 일이 아님을 깨닫고 나를 자랑스럽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부모님의 빈자리는 채워지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대학에 입학했으나 2년간 만난 애인의 바람에 충격받아 

거리에서 한 달을 살다가, 병원에 실려가서 엄마 친구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부모님은 아무것도 묻지 않을 테니 돌아오라고 했습니다. 

그렇게 다시 이란으로 돌아왔습니다.



적응해야 할 것은 많았지만 그래도 부모님이 있어서 좋았던 날들, 

미술 대학에 입학했고, 결혼을 했습니다. 

그와 행복한 결혼 생활을 꿈꿨으나 각자의 삶을 살게 되고, 

결국 사회적 구속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이혼을 합니다.

이제 다시 프랑스로 갑니다.




1969년 이란에서 태어나 테헤란에서 자란 저자의 이야기를 그린 그래픽노블입니다. 

수십 개의 언어로 번역돼 전 세계적 베스트셀러가 되었는데요, 

저자가 직접 연출하고 각본 작업에 참여한 동명의 애니메이션은 

2007년 칸 국제영화제 심사위원 상을 수상했습니다. 

<페르세폴리스>의 이야기는 1994년 9월 이란을 떠나는 

그녀의 모습을 마지막으로 그리고 있습니다. 

그녀가 말한 대로 영영 이란을 떠나 부모님을 찾아보기 힘들지만, 

'자유에는 그만한 대가가 따랐다.'란 글을 절실히 느낀 삶을 산 그녀입니다. 

업적을 세운 것도 아니고, 큰 성공한 것도 아니고, 

방황하고 반항한 10대와 20대 초반을 보냈지만 

살아내고 버티며, 자신이 무엇을 원하고 해야 할 것을 알게 된 저자의 삶을 응원합니다.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 읽고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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