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져 내리다 : 피츠제럴드 단편선 인류 천재들의 지혜 시리즈 7
프랜시스 스콧 피츠제럴드 지음, 김보영 옮김 / 이소노미아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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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개츠비>로 잘 알려진 스콧 피츠제럴드의 자전적 에세이와 

단편소설 6편을 모은 피츠제럴드 단편선, <무너져 내리다>입니다.



자전적 에세이 '무너져 내리다'는 저자의 알코올 중독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미국에서는 알코올 중독 사례로 피츠제럴드가 자주 언급되기도 하며, 

자신도 중독으로 고생하다가 생을 마감했습니다. 

의사의 선고를 들으며 마음도 몸도 무너져 내렸다는 것을 느낀 작가는 

그 안에서 자신의 방황과 고뇌를 두서없이 적고 있습니다. 

그렇게 몸도 무너져 내리고, 한물 간 작가라는 누군가의 비난에 

마음도 무너져 내린 저자는 혼자 요양을 가서 이겨내려고 하지만 

그의 자아가 쇠약해져 있어 쉽지 않아 보입니다. 

그런 그의 정신이 반영되서인지 한 번에 쉽게 읽히는 글은 아니지만 

이렇게 무너져 버린 사람들의 마음이 어떤지는 알 수 있었습니다.



단편소설 '머리와 어깨, 얼음궁전, 버니스 단발로 자르다, 

겨울 꿈, 다시 찾은 바빌론, 잃어버린 10년'의 순서로 실려있습니다.


'머리와 어깨'는 천재학자와 무용수의 사랑 이야기인데, 

머리는 천재학자를 일컫고 어깨는 무용수를 말합니다. 

둘은 사랑을 하고 결혼을 하지만 천재의 벌이가 시원찮아 

무용수는 계속 무대에서 춤을 추고 노래를 합니다. 

그러면서 여자는 말하죠. 

"그리고 머리가 제 역할을 할 때까지 어깨가 조금만 더 흔들기로 하는 거야." 

그렇게 남자를 위로하며 일을 하다가 임신을 하면서 일을 그만두게 됩니다. 

남자는 벌이를 위해 다른 일을 시작하며 유명세를 얻고 

여자는 집에서 글을 씁니다. 

그녀의 글이 세상에 나오자 바로 베스트셀러가 되며 유명해지죠. 

머리는 여자고, 어깨는 남자라는 비유가 기사에 실리면서 이야기는 끝나요. 

이제 상황은 역전되고 그들의 삶은 어떻게 이어질지 

많은 상상을 할 수 있는 단편이었습니다.


어린 시절 좋아했던 여자와 이어질 뻔했다가 

다시 헤어져 자신의 길을 걷다가 다른 사람에게서 

그 여자에 대한 소식을 접한 남자의 이야기인 '겨울 꿈'. 

결혼식을 앞두고 그 여자에게 다시 빠져서 파혼했지만 후회하지 않는다는 남자, 

하지만 그 여자의 결혼생활을 듣고 자신 안에 있던 뭔가가 이제는 사라졌음을 느낍니다.


낭만적 사랑에 감춰진 미국 사회의 환상을 말하는 '얼음궁전', 

그 시대 여자들은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를 그린 '버니스 단발로 자르다'와 

알코올 중독을 치료한 남자가 과거에서 벗어날 수 없음을 후회하는 

'다시 찾은 바빌론'과 '잃어버린 10년'까지 

막힘없이 읽을 수 있는 단편들이지만 내용은 결코 가볍지가 않습니다.




<위대한 개츠비>를 읽은 저는 그의 작품에서 

시대상을 잘 반영한 작가라고만 알고 있었습니다. 

그는 장편소설과 수많은 단편소설, 에세이, 시나리오 등을 남겼습니다. 

위대한 개츠비에 나온 화려한 파티처럼 겉보기엔 화려하지만 

누가 왔는지도 모르고, 주인이 누구인지도 모르고 

저마다 의미 없는 말만 내뱉는 가식적인 모습의 사람을 그렸듯이 

화려한 만큼 파티가 끝난 후의 허무한 사람들의 마음을 

그의 자전적 에세이 '무너져 내리다'에서 볼 수 있습니다. 

그렇게 무너져 버린 작가의 마음을 읽고, 

6편의 단편소설에서 그 시대의 삶이 어떠했는지를 쉽게 그릴 수 있습니다. 

빛에는 그림자가 있듯이 화려함과 암울함이 동시에 공존하는 그의 작품에서 

현대를 사는 우리가 느끼는 똑같은 감정을 잘 표현한 스콧 피츠제럴드, 

왜 위대한 작가인지 <무너져 내리다>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네이버카페 이벤트에 당첨되어 책을 제공받고 솔직하게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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