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볶이가 뭐라고 - 여러분, 떡볶이는 사랑이고 평화이고 행복입니다
김민정 지음 / 뜻밖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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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볶이 좋아하시나요? 보통 여자들이 떡볶이를 많이 좋아하던데요,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학창시절에 친구들과 수업 끝나고 떡볶이를 같이 먹고, 

가끔 돈이 있음 만두나 튀김을 함께 시켜 나름 호화로운 간식을 친구들과 즐겼더랬죠. 

그 시절 학교 앞 분식점의 떡볶이는 왜 그리 맛있던지, 

맨날 맡던 냄새고, 가끔 사 먹는 떡볶이지만 그렇게 군침이 돌 수가 없었어요. 

요즘은 길거리 포장마차가 많이 없어서 떡볶이를 많이 접하진 못하고, 

프랜차이즈 분식점으로 동네에 한두 곳 있더라고요. 

그것도 집 앞이 아니라 상가건물에 함께 위치하고 있어 

떡볶이 냄새를 자주 맡을 수 없어서 아쉽습니다.

유튜브나 TV프로그램에서 전국에 맛있는 떡볶이를 소개하기도 할 만큼 

우리나라엔 떡볶이 덕후들이 많은데요, 떡볶이에 관한 에세이가 이제야 나왔습니다. 

그럼 <떡볶이가 뭐라고> 같이 볼까요~



저자는 일본에 거주 중이라 더욱 떡볶이가 그립다고 하죠. 

먹고 싶다고 해서 바로 먹을 수가 없으니깐요. 

떡볶이 외에도 순대, 선짓국 같은 음식도 먹고 싶답니다. 

그 외에도 게장, 냉면, 짜장면, 짬뽕, 수육, 불고기 등등 먹을 걸 생각하니

 더욱 그리운 한국, 저자도 일본에서 아쉬운 대로 재료를 사서 떡볶이를 만들었대요. 

그런데 뭔가가 부족한 느낌이 들더래요. 

인생도 가끔 그렇답니다. '뭔가'가 부족하다고 느끼는데 

그 뭔가가 무언지 잘 모르겠다 싶은 순간이 있고, 

사실은 다시다처럼 강력한 인공적인 힘, 이를테면 타인의 도움 같은 

실질적인 힘이 필요한데도 자존심 때문에 부탁하지 못하는 상황도 많습니다.


좋아하는 데엔 이유가 딱히 필요하지 않죠. 살아있는 것 또한 비슷합니다. 

살아 있는 것, 그것만으로 이유가 됩니다. 

그저 담담하게 살아가면 그만일 것입니다. 결국 모든 것이 이유가 되니깐요. 

모든 것이 살아 있었다는 증거가 될 테니까요. 

부단하게 떡볶이를 먹고 오늘을 즐깁시다. 

그러다 보면 삶의 이유가 불쑥 튀어나와 당신을, 또 나를 살아가게 할 것입니다.



저자는 학창시절에 디제이 부스가 있는 떡볶이집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노래를 신청곡으로 적어 냈대요. 

그럼 신청곡이 나오고, 다른 사람들도 같이 그 노래를 듣습니다. 

집에 가서 혼자 들어도 될 음악들을 분식점에서 친구와, 또 알지도 못하는 손님들과 

공유했던 그 경험은 살짝 부끄러우면서도 희열로 점철되었답니다. 

취향은 그런 것이죠. 

굳이 입 밖에 내었다가 공격이라도 받으면 어쩔까 싶어 두렵고, 

자신의 일부를 들키는 게 아닐까 싶어 꼭꼭 감추고 싶어질 때도 있지만, 

사실 누군가와 공유하고 싶은 것.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을 종이에 적어 신청하고, 그 음악을 어떤 이가 정성껏 틀어주고,

잘 모르는 이들과 공유하는 시간은 짜릿한 쾌감을 주는 것입니다.


저도 매사에 감정 변화가 크지 않습니다. 좀 시큰둥한 편이죠, 저자처럼요. 

언제 어떻게 웃어야 하는가 보다 훨씬 어려운 게 언제 어떻게 울어야 하는가랍니다. 

그게 더 큰 용기가 필요합니다.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드러내는 일이기 때문이죠.



애니메이션의 여주인공은 거의 소녀입니다. 

그래서 일본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할머니의 모습은 조금 낯섭니다. 

'천공의 성 라퓨타'의 해적 우두머리 도라 할머니는 소년 파즈가 "아줌마!"라고 부르자,

"나는 아줌마가 아니라 선장이야. 앞으로 선장이라고 부르렴."하고 정정합니다. 

어릴 적 저자도 일본 애니메이션을 볼 때는 주인공만 눈에 들어왔는데, 

이제 나이가 드니 주인공보다 주변 인물들이 더 눈에 들어온대요. 

특히 이런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보면 떡볶이를 만들고 접시에 담는 

분식점 할머니가 연상됩니다. 

자신의 일에 자부심을 가진 그런 할머니, 여성들, 아니 사람들을 

응원하고 싶은 저자의 마음에 저도 동감합니다.


누가 나에게 실망했다는 말을 하면 한동안 여러 가지 생각이 떠올라 막막할 것 같습니다.

이제 저자는 실망했다는 사람 앞에서 주눅 들지 않고, 

기대하고 있다고 잘 될 것이라고 말해주는 사람이 될 거래요. 

기대한다는 말과 믿는다는 말이 오가지 않은 사이에서 실망감만 먼저 피력하는 것은, 

상대에 대한 노골적인 하대라고 생각하며, 자신의 기대감을 최상에 두고 

상대를 평가했을 때 나오는 실망했다는 소리에 연연하지 않기로 했답니다. 

그나마 어른이 같은 어른인 나에게 실망한 것은 다행이지만, 

아이가 어른인 나에게 실망감을 느꼈을 때는 조금 다른 문제인 것 같아요. 

엄마인 나에게, 이웃 아줌마인 나에게, 

그저 어른으로서의 나의 행동, 말 때문에 아이가 실망감을 느꼈다면 저도 반성해야죠. 

그렇다고 다시는 실망시키지 않겠다는 약속을 할 자신은 없지만요. 

그러지 않도록 노력해야겠어요, 얼마만큼 성공할지는 미지수겠지만요.




떡볶이가 먹고 싶을 때 주저 없이 한국에 갈 수 있는 그런 삶을 꿈꾸는 저자, 

그곳에 사는 전 행복한 거로군요. 

시간이 지나도 예전에 먹은 그 떡볶이 맛은 잊을 수 없고, 

맛있는 집에 가도 그 맛과는 다른 맛이겠지만, 

그래도 오늘 혼자나 다른 사람들과 먹는 떡볶이 맛은 맛있습니다. 

그래서 저도 <떡볶이가 뭐라고>를 읽고 바로 떡볶이를 아이랑 먹었어요. 

먹어보니 떡볶이는 정말 사랑이고 평화이고 행복이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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