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향사가 들려주는 향기로운 식물도감
프레디 고즐랜드.자비에르 페르난데스 지음 / 도원사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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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휴가를 계획하고 있을 당신에게 주고 싶은 팁 한 가지!
평소에 내가 좋아하는 향수를 갖고 가거나 현지에서 향수를 구입해 여정 내내 뿌리시길 바란다. 다녀와서 몇 일을, 몇 해를 묵혀도 다시금 그 향을 맡으면 그 때의 그 기억이 생생하게 현재에서 재생되기 때문이다.
이게 팁이냐고 할만큼 향수를 즐기는 사람들은 대부분 알텐데, 그것이 향수가 갖고 있는 힘이다.

향수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나‘를 기분 좋게 하는 향이 어떤 것인지, 내가 좋아하는 사람에게서 나던 향이 무엇이었는지 알게 해주고
평소 향수에 관심이 많은 사람에게는 내가 끌리는 향들을 조합하여 더욱 디테일한 취향 연구를 할 수 있게 해줄 가이드가 나왔다.

‘조향사가 들려주는 향기로운 식물도감‘은 글자 그대로 식물도감이다. 생생하고 화려한 색감으로 향의 원료가 되는 식물의 실물 사진이 정리 되어 있으며 그 식물의 향에 대해 표현되어있는 것뿐 아니라 주요 산지, 사용 및 분석 역사, 추출법, 구성 성분, 어울리는 향조 등 총 지식이 폭 넓은 주제로 망라되어 있다.
특히, 흔한 향료 외에 여타 책에서 다루지 않은 식물이 많아 소장할 가치가 크고 도감으로서 의미가 있어 이름값한다!
(본 책의 말미에는 ‘플랜트 헌터들에게 감사하며‘라는 페이지가 있는데 이는 각 식물의 실물 공수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실감하게 하는 내용이기에 여태 이 책과 같은 생생한 도감이 나오기 힘들었음을 알 수 있다.)

각 식물 페이지에는 조향사들의 짤막한 에세이와 대표 향수, 요리를 추천하여 읽는 즐거움과 함께 그 향을 더 풍부하게 느낄 수 있는 다른 감각으로의 초대가 기대감을 증폭시키기도 한다.
천천히 읽고 향에 대해 상상해보라!
그리고 당장 향수 매장에 달려가라!
직원이 추천하기 전에 내가 먼저 이 향이 들어있는 향수 또는 책에 나온 향수를 시향해보고 한껏 센스가 고양되어 하루를 들뜬 느낌으로 지낼 수 있을 것이다.

앞 뒤로는 역시 향, 아로마테라피 관련 서적과 마찬가지로 간략한 향수의 역사와 인문학적인 내용이 곁들어져있는데
오히려 이 부분이 향 덕후에게 치이는 포인트가 되는것이, 겉만 번지르르한 향수 ‘관련‘ 책이 아니라 현대 향료 산업에서 연구하는 프로젝트, 발표한 기술 등을 현장감있는 사진을 첨부하여 흥미를 돋우며 진짜 향수를 위한 책이란 차별점이 있다.

후에 한 가지 개정되면 좋겠다는 희망사항이 있던 점은 부록 ‘이 책에 등장하는 향수들‘페이지 내 향수 발매연도 옆에 본문 쪽수도 표기되면 향수들만 나열했을 때보다 이 향이 대표적으로 어떤 어코드인지 연상하기 쉬울 것 같다.

이렇게 기특한 올인원 백과사전이 있으니 초보자나 숙련된 조향사에게나 두고 두고 참고할 교과서 또는 강의 교재로 사용될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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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개 곶의 찻집
모리사와 아키오 지음, 이수미 옮김 / 샘터사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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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 ‘소설 쓰는 법‘을 구매하고 싶어 저자를 알아보다가 엄청난 다작을 하신 작가라는 것에 놀라 구매하고 대표작을 읽어보았다. 자신이 즐겁게 써야 독자도 즐겁게 읽는다는 말처럼 역시 쉽게 읽혔다. 독창적인 구조라든지 소름끼치는 반전없이 일본 특유의 잔잔한 힐링 소설이지만 근래 많아진 다양한 힐링 아류 소설보단 와닿았다. 그건 이미지 묘사가 잘되어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이 책을 읽은 이후로 나는 내 하루의 시작에서 (오늘의 기분도) ‘맛있어져라, 맛있어져라‘하고 주문을 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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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을 법한 모든 것
구병모 지음 / 문학동네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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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심으로 예약판매에 뛰어든 것도 있지만 어텐션북이 너무 기다려져 참을 수 없었다!(받고난 어텐션북은 정말 만족스럽다. 구병모작가님의 위트있고 진지한 생각을 엿볼 수 있는 인터뷰는 언제나 소중해서 이 얇은 책자도 한참을 붙들고 소중히 읽게된다.)
역시 냉소적이면서도 선한 것에 대한 추구가 있는 문장(작가 본체는 희망같은 건 없다고 생각한다고 하셨지만)과 거창하게 표현되지만 또한 ‘있을 법한‘ 일상의 확장을 통해 이끌어나가는 통찰에 단편소설들이지만 그 이미지는 장편처럼 머릿속 깊숙히 스며들어 퍼진다.
근래에 출간되었던 구병모작가님의 단편소설들을 읽을 때면 수수께끼의 연무에 갇혀 언어의 퍼즐을 맞춰 길을 찾아가는 느낌이었는데 그 언어의 퍼즐이 경이로울 정도이다. 내용보다는 언어 그 자체만으로 이렇게 놀이판을 짤 수 있나 하며.......
‘니니코라치우푼타‘를 읽는 내내 그게 뭘까 궁금하면서 딸이 엄마에게 마지막 재롱(미지의 엄마친구‘니니..‘를 연상하며 추억을 고개들게 할 극을 꾸미는 모습)을 부리려 애쓰는 것도 애틋하지만 끝에 가선 그 정체를 알게되고 뭉클하게 밀려오는 모성이 감동스럽다.
‘노커‘로 인해 언어를 잃어버렸을 때의 답답함을 실감하면서 본질적으로 언어가 있음으로 오해가 생긴다는 작가의 사유에 진하게 물든다. 그 와중에 ‘유실물보관소님 오천원 후원 감사드립니다‘, ‘사망플래그님 만원 후원 감사드립니다‘ 나올 때마다 웃겼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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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너 (초판본, 양장)
존 윌리엄스 지음, 김승욱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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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는 없다. 그저 스토너의 지긋지긋하고 지난한 삶이 덩그러니 놓여있을 뿐. 하지만 그 묘사가 독자들의 보편적인 삶과 맞닿아있어 오래 여운이 인다. 사실 여느 독자들보다야 작가의 말대로 스토너는 영웅이 맞다. 트루러브도 경험했으며 일에 대한 열정도 끝까지 잃지 않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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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는 사생활 은행나무 시리즈 N°(노벨라) 15
장진영 지음 / 은행나무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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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웃겼다. 새벽에 소리내어 웃을 정도로
알고싶어져서 작가의 다른 작품도 찾아보았다. 한 마디로 재치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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