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길에서 나를 만나다 - 나의 야고보 길 여행
하페 케르켈링 지음, 박민숙 옮김 / 은행나무 / 2007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혼자만의 여행이 좋은 건 아무래도

나 자신과의 대화를 많이 할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나랑 대화한다는 건 나를 많이 되돌아본다는 것이고

그 만큼 성숙해질 수 있기에 좋은 것 같다.

 

발음하기도 힘든 독일인 하페는 인기 고미디언으로

[그길에서 나를 만나다]는 그의 42일간의 여행기다

바쁜 일상으로 인해 그의 몸은 담낭이 터져버리고 심근경색이

의심스러운 병에 걸려 병원신세를 지게 되는데..

그일이 있은 후로 휴식을 취하기로 결심하고 그 휴식을 어떻게 보낼까하는

결심에 얼떨결에 [기쁨의 야고보의 길]이란 책을 보고는

무작정 여행을 떠나기로 마음 먹는다. 신과 자신을 발견하겠다는 언약과 함께..

 

여행길은 비록 혼자서 출발했지만, 신은 결코 그를 홀로 내버려 두지 않았다.

여행은 그에게 많은 사람을 만나게 한다. 그러한 그들은, 그에게 함께 이 길을

걸어가야 할 친구가 되어 다가온다. 

 

또한 여행은 그에게 사소한 고난도 만나게 한다. 때로 다리도 삐게하고

사기를 당하기도 하며, 언어가 달라 애를 먹기도 한다.   

하지만 이 모든 것들은, 그에게 성숙이란 이름으로 다가온다.

 

여행이란 자기자신을 되돌아보는 기회를 주기 때문에 그런지

책 곳곳에는 그가 과거를 회상하는 이야기들이 등장한다.

그리고 현시점에서 그 과거에 대한 통찰들도 기록되어있다.

그중 불행인지 행인지 간에 죽어가는 사람들을 통해 죽음을 경험한건

그 뿐만이 아니라 나에게도 그의 감정이 전달되어 죽음에 대해

조금 생각하게 했다

 

이 모든 것들 끝에, 그는 여행을 마치며 대답한다.

하지만 그가 처음 제시한 의문에 대한 답을 안겨주기보다는

모호한 답을 준다. '그가 걸었던 길이 수많은 가능성중에 하나며, 길은

하나가 아니라 수천 수만의 길이 있으며 그길들은 동일하게 하나의 질문만

던진다고 말이다'. 그것은 'who are you?'다

순례의 길을 걸어온 사람다운 질문인 것 같다.

그의 42일간의 경험! 그리고 그것을 통해 얻은 답이 동일하게 내게 적용될리 만무하다.

그러기에 내가 누구인지 물으며, 내게 나만의 길을 떠나라는 말이 아닐까?

 

수많은 길들 앞에서 나는 어떤 길을 걷는지 그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길을 걷고 있는 내가 누구며 그길을 통해서 나는 어떤 사람이 될지 고민해본다.

 

이 책을 읽으며 이상하게 전혀 어울리지 않는 장소가 생각났다.

그곳은 바로 기름띠를 제거하기 위해 수고하고 있는 태안이다.

지금 현 시점에서 내가 누구인지 알게 해줄 장소는 그곳 태안이 아닐까?

약간의 설레임과 두려움을 안고 출발해서는, 많은 것들을

가지고 돌아오게 해줄 것 같은, 태안... 이 책을 덮고 한번 떠나야 겠다.

내 마음속 배낭의 내게 불필요한 것들을 그들에게 덜어주기 위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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