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행방불명된 기도를 위하여
이해 지음 / 클레이하우스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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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가 겨눈 총구는 적절한 이들에게 정확히 러브샷을 쏘았다. 적절한 이들이라면 충만한 미학을 느낄 것이다. 산문의 글은 사춘기 소녀같아서 생기있고, 마음을 어지럽히고, 감수성이 뛰어나다. (본문에서) 시를 배우던 때, 작품 속 화자가 항상 청소년이라는 사실을 지적받았더랬다. 교복 치마자락, 어릴적 친구, 학창시절의 추억 같은 이야기는 산문에도 실렸다. 미성년의 환상을 닮은 글은, 아마 이제 이해 작가만의 개성과 작풍이 되었다. 


행방불명된 기도는 기억 같다. 그때 그 시간, 우리가 간절히 바라던 무언가, 불안감을 억누르기 위한 주문들 같은 것. 작가는 기억을 덜어내기 위해서도, 남겨두기 위해서도 글을 쓰는 사람이었다. 그래서 그 기도들이 여지껏 산문에 지문처럼 남아있다. 아주 선명하게 남아있다.


산문을 읽으며 나는 종종 가청 주파수를 떠올렸다. 모든 학창시절, 지난 과거가 작가와 같지는 않겠지만, 그 기억 중 공통 분모가 생기면 내 기억도 되살아나는 것이다. 인식할 수 있는 주파수를 포착한 것과 같이 이해작가의 언어를 이해하게 된다. 갈수록 시의 언어로 해체되는 것도 이 산문의 매력이다. 가청주파수의 신호가 점점 더 또렷해질 때즈음, 나도 나의 기도를 되찾는다. 과거에 대한 기억, 괴로움, 덮어두고 싶은 그런 일들을. 그래서인지 '다시 되돌아보기로 한다. 정말 그렇게 살고 있는지. 나는 과거의 나를 책임지며 살고 있는지.(p.135)'라는 문장이 정말 좋았다. 나는 그렇게 살고 있다. 과거의 나를 나름 짊어지고 살고 있다.


행방불명된 기도, 그러니까 잊혀진 기억을 되짚으며 우리는 치유로 향한다. 가끔은 이런 소녀같은 마음을 되살려도 좋을 것 같다.


본 서평은 클레이하우스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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