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일개 문과에 불과하지만 과학을 굉장히 좋아한다. 특히 천문학을.... 왜냐면 천문학에는 낭만이 있으니까. 천문학은 다른 자연과학과는 달리 실험을 할 수 없다. 오로지 '관측'에만 의존해야한다는 점이 약점일 수도 있지만, 적어도 나는 그 점 때문에 매력을 느낀다.
그래서 이 책의 출간이 기다려졌다. <우리를 찾아줘>라니. 우주생명과학이라니. 우주 생명체의 가능성을 탐구하는 책이라니. 내가 정말 좋아하는 주제인걸... 다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책은 전문 과학서라기보다는 재미로 읽기 좋은 과학 에세이다.
사실 이 우주생명과학을 주제로 이야기하면서 전문 과학서이긴 쉽지 않다. 외계 생명체와 접촉한 인류는 아직 아무도 없다. 살아있는 외계 생명체와 접촉한 경험도, 해부한 경험도 없다. 책의 역자에 의하면(이 역자는 천문학자이시다...) 2025년 가을, 화성 표면의 암석에서 고대 화성의 미생물 흔적이 발견되었다는 NASA의 발표가 있었다고 한다. 현재 인류가 밝힌 가장 최근의 우주생명탐구 성과가 이것이다. 그야말로 불모지의 영역이다.
그래도 우주 생명체를 탐구하려는 시도는 계속되고 있다. 우리같은 고등 생명체가 이 우주에 또 존재할 것이라는 믿음 아래에서 다각도로 말이다. 책에서도 그간 인류가 노력한 우주생명의 탐구, 고려해볼법한 과학 영역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물론 외계생명체에 대한 상상도 포함이다. 특히나 이 부분은 SF소설의 힘을 많이 빌려 서술하고 있다. SF소설 마니아들은 반가움이 많이 들듯 싶다. 더구나 이 책은 우주생명체가 존재할 확률이 몇 퍼센트고, 접촉할 확률은 몇 퍼센트인지 숫자를 따져보자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우주에 혼자가 아니라는 가정하에 상상해보자는 것이다.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지, 어떤 환경에서 생존하고 있을 것인지 최대한 열린 마음으로 바라보는 것에 의의가 있다.
우주생명과학이 지금처럼 발전하기 이전에, 우리는 생명을 찾기 위해 지구와 비슷한 환경조건을 가진 행성을 찾았다. 생명에게는 산소가 필요할 것이고, 산소 발생하는 환경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슈퍼지구와 미니해왕성의 크기(대기가 존재할 수 있는 크기 조건)를 기준으로 고체행성을 찾았다. 우리 종이 진화의 산물이라면, 이동과 도구사용에 최적화된 이족보행을 하는 형태일 것이라 상상하기도 했다. 하지만 외계생명체의 생태계를 상상하기 위해서는 더 높은 차원의 열린 마음이 필요할 것이다.
아무튼 우리는 외계인은 상상하는 요소 중 그 어떤 것도 확신할 수 없다. 저자와 저자의 동료 연구원의 말처럼, 우리는 아직 '생명'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마치 사과가 떨어지는 사실을 눈으로 보고 알 수 있지만, 뉴턴 이전의 시대에서는 이 현상을 명명하고 설명할 수 없었던 것 같다. 어쩌면 생명은 '우주가 펼쳐지는 과정의 일부로(p.72)' 기원한 것일 수도 있다. 또는 '에너지의 관점에서 생각해보면, 생명의 출현은 에너지의 흐름의 근원인 빅뱅에 연결(p.72)'되는 것일 수도 있다. 생명이 그저 우주적 엔트로피 축적을 위한 현상이라면 어떨까? 그렇다면 생명체는 더 다양한 형태로 존재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