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멸종, 생각보다 괜찮은 아이디어 -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철학적 사고 실험
토드 메이 지음, 노시내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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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책에서 이야기 하고자 하는 주제는 꽤나 도발적이다. 그러나 실은 나도 꽤나 많이 하는 생각이다. 인류 멸종이 세계에 가져올 평화같은 이야기.

나는 자연을 사랑하며, 그보다는 덜 인간을 사랑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나도 인간이지만 회의감이 들 때가 굉장히 많다. 인간이 세계에 너무 해로운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하고 자주 생각한다. 왜냐하면 인간의 본성은 이기적이고, 종족의 존속을 위해서라면 많은 것을 희생해야 하더라도 도외시할 수 있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물론 나 또한 인간이기에, 이 도덕적 해이에 빠져있다.

이를테면..., 나는 채식주의를 감내할 수 있을 정도로 도덕적이지 못하다. '전생에 티라노'라는 말을 달고 살 정도로 육류소비를 굉장히 지향하고 있다...!!!

나는 스스로가 인간으로서 생태계에 큰 해악을 끼치고 있음을 인정한다. 하지만 적어도 이 해악이 어떤 형태로 발생하는지, 어떻게 개선할 수 있을지 생각하려 노력한다. 외면하지 않는 것이 큰 시도가 될 수 있다. 그리고 ⟪인류 멸종, 생각보다 괜찮은 아이디어⟫도 이런 노력에 생산적으로 도움되는 책이다.

마지막장에 수록된 옮긴이의 말처럼, 이 책은 그다지 어렵지 않다. 철학 사고실험인데도 말이다! 굉장히 많은 철학자와 철학개념이 등장하는 데도 말이다! 마치 팟캐스트나 북토크 음성/영상 매체를 소비하는 것처럼 대단한 준비 자세가 필요하지 않다. 새벽에 잠깐 든 깊은 생각을 저자와 함께 나눈다고 생각하며 이 책을 읽으면 가장 좋을 듯 싶다.

하지만 그렇다면 조금 주의해야할 점이 있다.

인류 존속에 비관적인 입장인 서술이 굉장히 많이 등장한다는 점이다.

하지만 인류가 꼭 멸종해야한다는 법은 없다. 이 모든 문제는 어쩌면 지구에 인류 과잉이 찾아왔기 때문일 수도 있다. 행복이란, 양보다 질이 우선된다. (본문에서는 철학자 데릭 파핏의 논리를 빌려 설명했다) 많은 사람이 행복한 상태에 있어도, 그것을 위해 누군가 고통받는 상황이 '당연시' 될 수 없다. 적은 수의 사람이 행복하더라도 고통받는 사람이 적거나 없으면, 그만큼 행복에서 차감되는 '불행'이 적어진다.

또, 인류도 자연의 일부이다. 생태계는 존재 자체로 좋은 것이다.


이로써 저자는 더 논의할 이야기를 가지고, 여러가지 철학 사고실험과 함께 마무리 짓는다. 이 책을 읽고 난 독자가 스스로 생각해보길 바라는 입장을 취한 것 같다. 덕분에 나는 생각이 많아졌다. 굉장히 생산적인 논의를 할 수 있게되었다는 점에서 기분도 좋았다. 그밖에 장기적관점, 효율적 이타주의, 인류가 사라진다고 해서 필연적으로 지구 환경이 나아질 수 있다는 확신이 없다는 점과 현실적인 문제도 여러가지 언급하지만... 이 이야기들은 본문에서 더 자세히 확인하면 좋을 것 같다.


여러가지로 많은 생각, 특히나 반성하는 마음을 불러왔지만 나는 여전히 답을 내리지 못했다. 인류의 존속을 포기하기에는 나는 아직 남기고 싶은 게 많고, 포기하고 싶지 않은게 많다. 인류보다 자연을 사랑하지만, 인류가 만들어낸 문명과 이야기도 너무 사랑한다. 지구상에 인류가 너무 많다는 사실에 동의하면서도, 줄여가는 과정에서 또다른 고통과 사회적 비용을 해결할 방법을 모른다.

그래서 당신은 어느 쪽에 서고 싶은가? 인류는 멸종되어야할까? 아니면 존속되어야할까?


우리는 인류의 존속이 총체적으로 바람직한 일인지 조차 알지 못하고, 아마 알 방법도 없겠지만, 인류의 존속을 더 바람직한 일로 만들려면 무엇을 할 수 있을 지는 알고 있다. 우리가 과연 그것을 실천할지 여부는 우리의 예견 능력이 아니라, 우리의 확고한 의지에 달려 있다. - P197

인간과 비인간 동물이 자연에서 차지하는 위치. 인간의 이익 말고도 다른 중요한 이익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철학적으로 이해하고, 그 이익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철학적으로 이해하고, 그 이익이 우리에게 도덕적 의무를 지운다는 점을 인식할 수 있다는 뜻이다. - P1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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