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의 이동 - IT 기술과 인구변화가 만드는 업의 소멸과 탄생
신상진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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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 번성했던 직업도 한순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버린 경우도 허다하고, 듣도 보도 못했던 직업이 어느 날 갑자기 광속으로 퍼져나가기도 한다. 직업은 우리가 사는 세계와 밀착되어 있다. 이 세계의 변화 속에서 직업 역시 생성과 소멸을 거듭하며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정지된 듯 보이지만 내부에서는 끊임없이 꿈틀거리며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어느 순간 정신을 차리고 보면 순식간에 그 형상이 바뀌어 보이는 것이다.

 

처음 직업을 가질 때만 해도 직업이라는 것을 깊게 생각하지 않았었다.

직업은 직장의 의미를 크게 벗어나지 않았고, 직장은 생활 수단의 의미가 강했다. 그렇게 오랜시간을 구비구비 지나오다가 이제서야 과연 나에게 맞는 직업은 무엇이었을까라는 생각이 들며 혼란스럽다. 정신없이 일을 하다가 문득 회의에 빠졌다. 그리고는 아무런 계획도 없이 일을 그만두었다. 그렇게 시작된 고민은 몇 년째 다시 고민의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과연 나는 무엇을 하고 싶은 것일까? 나에게 직업이라는 것은 과연 무슨 의미일까? 하는 근원적인 물음이 들었지만 답을 찾지 못하고 있다.

 

끝도 없는 생각이 꼬리의 꼬리를 물어갈 때 [직업의 이동]을 보게 되었다.

'10년 후 당신의 직업은 살아남을 수 있는가?' 라는 부제를 읽으며 10년 후 현재 내가 하고 있는 일의 미래를 상상해봤다. 여전히 안개 속이다. 지금에서야 이렇게 심각한 고민을 하게 된 것이 한심하고 답답했는데 의외로 주위에 직업에 대한 심각한 고민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직업이란 과연 무엇이고, 어떻게 직업을 선택해야 하는 것일까? 미래에 유망하다는 직업이 과연 그럴 것인가? 어쩌면 이 책이 그 답을 줄 수도 있을 것 같았다.

 

 

제목이 궁극적으로 말해주는 것처럼 이 책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는 '직업의 변화'에 대해서 다룬다.

그렇지만 그 이전에 명확하게 해야할 것이 있다. 바로 '직업'이란 무엇인가? 라는 정의이다. 내가 끊임없는 고민과 갈등을 하고 있었던 이유도 이러한 정의가 내려져 있지 않아서였고, 이상과 현실의 괴리를 좁히지 못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책은 그 지점부터 출발을 한다.

1장 '당신의 직업, 안녕하십니까?'에서 직업의 근원적인 의미에 대해서 살펴보면서 시작한다.

"당신의 직업이 행복을 결정한다"

 

 

왜 직업이 행복을 결정하는 지는 경험으로 익히 알고 있지만 저자는 수많은 데이터와 자료들을 제시하면서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을 보여준다. 이 부분 뿐만 아니라 이 책 전반은 마치 논문이나 학술지처럼 철저히 데이터를 근거로 제시하고 있다. 현재를 바탕으로 미래를 예측해야 하는만큼 숫자에 의한 가시적인 증거를 보여줌으로써 설득과 공감을 이끌어내고 있는 것이다.

 

직업에 대한 정의를 내렸다면, 이제 현주소를 알아야 한다. 대한민국 현재 직업은 어떤 직업들이 있는지, 어떤 직업이 돈을 많이 벌고, 어떤 회사가 더 연봉을 많이 주는지, 어떤 업종이 연봉이 높으며, 학력과 연봉과의 관계는 어떠한지 등 냉정하리만치 객관적인 시각으로 자료들을 비교 분석하여 보여준다. 데이터 앞에서는 막연한 생각과 추측이 맥을 못 춘다. 인문계열 전공이 취업이 잘 안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90%가 놀고 있다는 '구인론'은 다소 과장되어 있다는 것을 데이터를 통해서 조목조목 따진다. 이렇게 각종 통계를 통해서 대한민국의 현재 직업의 모습을 살펴본다.

 

 

현재를 살펴봤다면 이제 미래의 직업에 대한 조망을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3장에서는 앞으로 위기를 맞을 가능성이 있는 직업을 살펴본다.

지금까지 가장 많은 직업의 변수를 만들어 온 것은 아마도 '기계화' 그리고 '컴퓨터, 인터넷의 발달'이었을 것이다. 미래 역시 IT기술과 로봇, 그리고 앞으로 우리나라도 심각한 위기를 겪게될 지도 모를 '인구의 변화'일 것이다. 이러한 요인들은 과연 미래의 직업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

 

기계화로 많은 일자리가 줄어들었듯 '로봇'이 보편화가 되면 많은 사람들의 일을 대체하게 될 것이다. 그럴 경우 완전히 대체되거나 축소될 가능성이 있는 직업들이 무엇인지를 생각해보면 대략 위기의 직업들이 유추가 된다.

 

저자는 컴퓨터 기술에 의해서 대체될 위험이 있는 직업을 옥스포드대학에서 연구한 자료를 토대로 한국표준직업분류의 기준에 맞게 분석하여 보여주었다.

 

 

"놀랍게도 사무 관리직과 전문가 및 관련 종사자를 합하면 48퍼센트나 되는데 이 2개의 직업군은 현재 사회적으로 소위 평균 이상의 스펙이 요구되는 상대적으로 높은 임금을 받는 직업군이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은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 우리는 흔히 미래 기술에 의해 대체되기 쉬운 직업을 떠올리면 로봇이나 자동차 기계를 생각한다. 하지만 이들의 연구는 오히려 지적 노동자들에게 더 많은 위험이 올 수도 있음을 경고한다. 이는 앞서 소개한 MIT 애쓰모글루와 오토 교수의 분석과도 정확히 일치한다. 컴퓨터 기술을 기반으로 한 IT 기술과 로봇 기술은 모두 미래의 인간 노동을 대체할 위협이 되겠지만 그 적용 순서는 무조건 '육체 노동'을 대체할 로봇 기술이라기보다는 '정형적이며 중간 수준의 지적인 노동'을 대체할 IT 기술이 먼저일 수도 있다는 사실이다." ---p.142

 

이러한 위기가 '생각보다 빨리 오지는 않을 것'이라고 마무리하고 있지만, 결국 언젠가는 올 것이다. 환경 변화에 대해 민감하게 대응하고, 준비를 해야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위기가 있다면 기회도 있다.

4장과 5장에서는 인구변화와 최첨단 기술의 발달로 기회가 되는 직업들에 대해서 각각 다룬다. 당연히 초고령화 시대와 관련된 직업, 그리고 발달된 기술과 관련된 직업들이 주목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마지막장은 이렇게 직업이 변화될 미래를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 하는 결론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다.

미래가 요구하는 인재상부터 직업을 선택할 때 있어 피상적이 아닌 속성을 제대로 이해하고 접근해야 하는 이유와 환경이 변화해도 흔들림없는 자신에게 꼭 맞는 최적의 직업을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을 안내한다. 아무리 시대가 변한다해도 직업을 찾는 근본적인 기준은 동일한 것 같다. 마지막 장의 소제목은 그래서 강하게 가슴에 와닿는다.

 

"최적의 직업을 찾는 사람이 최후의 승자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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