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이 되는 점심 식사 - 직장인을 위한 점심 사용설명서
김남호 지음 / 와이겔리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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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초부터 몸에 이상 신호가 조금씩 오더니 급기야는 몸에 탈이 나고 말았다. 2주간을 꼼짝도 못하고 요양 아닌 요양을 하면서 건강에 대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렇게 드러눕기 전 내 손에는 이 책 [약이 되는 점심 식사]가 들려 있었다. 사실 최근 업무상으로나 개인적으로 여러가지 스트레스를 받고 있던 중인데다 하루 종일 앉아서 근무를 하느라 운동도 제대로 못해서 건강에 경각심이 들기 시작하고 있었다. 가볍게 운동을 시작해보려고 센터에 등록도 한 상황에서 병이 나고 보니 몸이 그동안 여러 가지로 신호를 뒤돌아 보게 되는 것이다.
 
이 책 [약이 되는 점심 식사] 역시 더 큰 일이 나기 전에 몸관리를 해야겠다는 무의식적인 위기 의식에서 선택했던 것같다. 암튼, 절대안정하라는 의사의 권고에 따라 회사 업무 외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동안 못 잔 잠만 원없이 잤던 것 같다. 잠이 그다지 많은 편은 아니었는데 몸이 약해진 탓인지 자도자도 잠 속으로 빨려들어가는 느낌이었다. 그러면서 평소 생활 습관이 얼마나 중요한 지, 스트레스를 조절하고 관리하는 것이 왜 필요한 지를 절감하게 되었다. 물론 중년을 넘어선 나이가 되니 건강에 대한 염려는 당연히 들었지만, 더딘 회복 속도와 맘 같지 않은 몸의 움직임을 느끼니 이제는 정말 적극적으로 관리를 시작할 때가 된 것 같다.
어디 마땅히 아프다면야 치료를 해야 겠지만 평소 조금 불편하거나 염려가 되는 증상이라면 아마도 먹는 것으로도 조절할 수 있을 것이다. 약처럼 단기간에 효력이 나는 것은 아니지만 부작용이 덜하고, 무엇보다도 억지로가 아니라 맛있게 먹을 수 있는 기쁨을 함께 느낄 수 있다는 것이 음식으로 조절하는 방법의 가장 큰 장점이 될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은 지금의 나에게 아주 유용한 책일 듯 싶었다.
 
그런데 왜 하필 점심 식사일까? 그 상황이 조금 재미있었다. 7년 전쯤 저자는 식당에서 직장인으로 보이는 남자가 김치찌개를 시키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고 한다. 그때 그 분은 화가 많아 김치찌개를 먹으면 오히려 증상이 악화될 것 같은 상황이었는데 처음 보는 사이에 괜한 오지랖인 것 같아 마음 속으로만 생각하고 직접 얘기를 해주지 못한 것이 두고두고 마음에 남아 책을 내는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그때 얘기를 해주었다면 그 분은 김치찌개를 시키지 않고 다른 것을 주문했을까? 아니면 별 상관을 다하네, 하면서 끝까지 김치찌개를 시켰을까? 어쨌든 그 에피소드가 이 책의 목적과 가장 부합되는 경험이었기에 책의 제목을 '약이 되는 점심 식사'로 짓지 않았나 싶다. 물론 직장인은 빨리 먹기 위해, 가까운 곳으로 가기 위해 혹은 바빠서 이런 저런 생각없이 메뉴를 선택하게 되는 경우가 많기도 한 것도 사실이다. 직장인, 점심 뿐만 아니라 삼시 세끼 모두 자신에게 맞는 음식, 상황에 따라 필요한 음식은 아침, 점심, 저녁이 따로 없을 것이다.
 
 
그렇기에 이 책이 직장인에게 한정된 것만은 아니라는 오해를 잠깐 풀고 본격적인 책의 구성을 살펴 보면 1부에서는 '약으로 먹는 음식'으로 직장인에게 흔히 나타나는 증상들에 먹을 수 있는 음식을 소개한다. 우울할 때는 된장국, 스트레스를 받을 때는 청국장찌개, 오랜 PC업무로 안구가 건조할 때는 순대간과 올갱이국처럼 모두 17가지 상황에 적합한 음식을 소개하고 있다.
 
 
음식과 재료에 대한 소개 뿐 아니라 직접 해서 먹을 수 있는 레시피도 친절하게 알려주고 있다. 피로에 좋다는 오리탕을 평소 즐겨 먹는 편인데 집에서는 냄새가 날 것 같아 시도를 못하고 있었다. 그런데 저자가 장모님께 직접 전수 받았다는 특급 레시피를 공개해주어 한번 시도해보고 싶은 용기가 살짝 생겼다.
 
 
2부는 '약으로 먹는 반찬'이다. 그동안 우리가 흔히 먹고 있는 반찬의 재료에 대한 효능을 살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약으로 생각하지 않았을 뿐이지 하루도 빼놓지 않고 먹는 반찬들이 대부분이다. 읽으면서 플라시보 효과를 톡톡히 누려볼 수 있다.
 
 
3부는 저자가 서문에서도 밝힌 것처럼 약이 되는 음식과 반찬만으로는 한계가 있어서 약초를 활용한 '티테라피'로 보완을 할 수 있도록 마련한 장이다. 다이어트에 도움이 되는 유기농 귤피차를 시작으로 해독에 도움이 되는 민들레차 등 모두 14가지의 증상에 따른 차를 소개하고 있다. 책과 함께 샘플로 5가지 종류의 차가 들어 있었는데 책을 읽기 전이라 사은품인 줄 알고 미리 음용을 해버려 효능을 염두에 두고 마시지는 못했다. 그러나 나중에 효능를 알고 보니 맛도 괜찮고 필요에 따라 꾸준한 마시면 효과적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자연과는 멀어져서 살고 있는 현대인, 특히나 직장인들은 생활 패턴이나 방식이 자연스러울 수가 없을 것이다. 그래서 몸과 마음 모두 힘들고 지칠 수 있는데 가장 기본적인 먹는 방식만 조금 바꿔도 몸의 기운이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여러 요인이 있을 수 있고, 치료와 같이 단시간에 효과가 날 수는 없겠지만 가랑비에 옷이 젖듯 작은 방향을 튼 것만으로 결과는 훨씬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아는 만큼 보이는 것처럼 아는 만큼 더 잘 먹을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부담스럽지 않고 자상하게 그 방법을 알려준다. 옆에 두고 식사를 할 때 참고하면 많은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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