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테 피나코테크 마로니에북스 세계미술관 기행 11
실비아 보르게시 지음, 하지은 옮김 / 마로니에북스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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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이나 미술에 대한 관심은 아마도 늘 품어온 호기심에서 비롯되었다고 할 수 있다. 해석되지 않는 그림에 대한 궁금증과 갈증이 언제부터 시작되었는 지는 기억에 없다. 대신 아이들에게 감성을 키워주기 위해, 마침 대형 미술 전시회가 속속 진행되기 시작하면서 이해도 못하는 아이들의 손을 잡고 미술관 나들이를 자주 다녔다. 요즘은 오디오 가이드에 스마트폰 어플까지 그림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구들이 제공되고 있고, 시간대를 잘 맞추면 직접 도슨트의 설명을 들을 수 있는 기회까지 얻을 수 있다.
이렇듯 역사적으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그림을 봐도 기초 지식이 없으면 그림을 제대로 감상하기 어렵다. '아는 만큼 보인다'라는 말이야말로 그림에 가장 적합한 말이 아닐까 싶다.
 
[알테 피나코테크]는 미술관에 방문해서 도슨트의 설명을 듣고 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드는 책이다. 그러한 의도로 만들었다는 책소개에서 미리 알고 보기 시작했지만, 정말 각 미술관을 방문해서 도슨트에게 설명을 듣고 있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그림에 얽힌 이야기, 화가에 대한 이야기 뿐만 아니라 그림을 보는 방법 등에 대한 다방면의 정보를 총체적으로 얻을 수 있다. 특히나 이 책은 '세계 미술관 기행'이라는 테마를 가지고 세계의 유명한 미술관에 전시되어 있는 작품을 각 미술관별로 묶어서 마치 미술관을 방문하는 것과 같은 컨셉으로 진행되고 있다.
암스테르담의 <반 고흐 미술관>을 시작으로 런던의 <내셔널 갤러리>, 마드리드의 <프라도 미술관>, 뉴욕의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은 물론 파리의 <오르세 미술관>과 <루브르 박물관>, 런던의 <대영 박물관> 등 여행 코스에 꼭 들어가는 유명 박물관들을 모두 만나볼 수 있다.
 
그중에서 이 책 [알테 피나코테크]는 독일 뮌헨에 소재한 동명의 박물관이 소장한 작품들을 소개하고 있다.
 
"알테 피타코테크는 독일 뮌헨에 위치한 고전 회화를 위한 미술관이다. 이곳은 세계에서 오래된 미술관 중 하나이며, 19개의 대형 전시실과 47개의 소형 전시실에서 13~18세기 유럽의 주요 회화 약 700점을 상설 전시하고 있다.
 
알테 피나코테크는 이탈리아 그림 뿐 아니라 플랑드르, 네덜란드, 독일의 그림으로도 유명하며, 판 데르 베이든, 한스 멤링, 피테르 브뢰헬, 루벤스, 프란스 할스, 판 다이크, 라파엘로, 엘 그레코, 렘브란트 등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특히 이곳에 소장된 뒤러의 작품은 14점에 달하는데, 그중에서 <크렐 세폭화>, 매혹적인 <모피를 입은 자화상>, 아름다운 <파움가르트너 제단화>, 성 게오르기우스와 에우스타기우스가 측면 패널에 그려진 <동방박사의 경배>는 단연 눈에 띈다.
 
18세기 말부터 20세기까지의 작품을 전시하는 노이에 피타코테크와, 현대미술관 20세기 디자인을 전시하는 피나코테크 데어 모데르네와 함께 알데 피나코테크와 함께 알테 피나코테크는 뮌헨의 아트지구를 형성하고 있다." --- <뒷표지에서>
 
처음 이름을 들었을 때는 잘 모르는 미술관이었지만 뒤표지에 안내된 내용을 보니 꽤 다양한 독일을 중심으로 유럽의 다양한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으며, 역사 또한 긴 꽤 유명한 박물관이었다. 
 
진짜 미술관을 방문한다는 기분으로 책장을 넘기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내 그 친절한 그림에 대한 설명과 해석에 곧바로 책 속으로, 아니 작품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옛 사람들의 숨결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매체로 그림만한 것이 있을까. 화가의 생각과 느낌이 그대로 표출된 작품은 그 시대를 조용히 얘기해주고 있다. 그것만도 신기한데, 각 작품들은 숨이 멎을 것 같은 아름다움과 예술적인 자극을 준다. 때론 깊은 신앙심으로, 때론 예술적인 영감으로 빚어낸 작품들의 세계는 감탄을 자아내게 하고, 무한한 감동을 전해준다.
 
이 책은 <알테 피나코테크>에 대한 역사와 특징을 알려주는 서문으로 시작한다. 그리고 다음으로 소장하고 있는 작품별 소개가 이어진다.
 
 
1306년 경으로 추정되는 '조토'의 '최후의 만찬'을 시작으로 시대순으로 작품을 선별해 소개한다.
 
 
중세의 시대의 특성상 성경의 내용이 대부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시간이 흘러가면서 같은 내용이라도 표현기법, 시각이 달라지는 것을 느낄 수 있으며, 책의 후반부에는 풍경화나 얀 스테인의 <상사병>, 헤라르트 터르 보르흐의 <강아지의 벼룩을 잡아 주는 소년>과 같은 개인적인 시선으로 옮겨진 그림들을 만날 수 있다. 시대의 관점의 변화를 느껴보는 것도 재미있는 과정 중의 하나가 될 듯 싶다.
 
 
 
뭐니뭐니해도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그림에 대한 심도 있는 분석과 해석이다. 구도나 부분의 묘사의 설명 등 알고 보지 않으면 결코 느낄 수 없는 것들을 속시원하게 설명해주고 있다. 그래서 그런 부분에 주의를 기울이며 그림을 보노라면 그림을 보는 안목이 조금은 세련되어 지는 것 같다. 더욱 감탄스러운 것은 그런 설명하는 부분을 확대하여 좀더 잘 관찰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는 것이다.
 

 
 
 
 
과연 미술관을 직접 방문한다고 한들 이렇게 자세히 확대해서 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설명을 듣고 시원하게 확대하여 보는 그림을 볼 때면 그림에 더욱 빠져들게 된다. 새롭고, 아름다운 그림이 주는 그 메시지를 온전히 느낄 수 있어 책을 읽는 내내 가슴이 뛰고, 행복하고, 감사했다.
 
 
 
고전 회화 중심의 미술관이다 보니 근현대의 작품을 만날 수 없는 것이 조금 아쉬웠지만, 뒷표지 날개에 소개되고 있는 시리즈의 다른 미술관들로 호기심을 옮겨 본다. 작품 감상 이상의 작품을 보는 안목을 키워주고, 더욱 깊은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게 해주는 <세계 미술관 여행> 시리즈. 다른 책들도 벌써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아니 그 리스트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콩닥거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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