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를 알면 세계사가 보인다 - 상 김승민.이원복 교수가 함께 만든 알면 보인다 시리즈 3
김승민과 그림떼 글.그림, 이원복 감수 / 김영사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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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에서는 한국사를, 중학교에서는 세계사를 배우게 된다.

내가 배울 때 역시 같은 패턴을 이어갔던 것 같다. 
우선 우리의 역사를 배우고, 시야를 넓혀서 세계의 역사를 배우고...
그래서 그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고, 그렇게 공부했었다.
 
그런데 문제는 공부할 때도, 많이 어려웠지만 학교를 졸업한 후 
머릿속에 세계사와 한국사가 따로따로 저장이 되었다는 것이다.
물론 수많은 기억들이 허공으로 사라졌지만 열심히 암기했던 내용들은
단편적인 기억들만 남아 있을 뿐 우리나라 역사는 물론,
세계 각 나라의 역사들도 정돈이 되지 않고, 시대와 나라, 사건이 뒤엉켜 있는 것이다.
물론 내 암기력의 한계도 문제가 될 수 있겠다.
그렇지만 줄곧 학년내내 '수'를  놓치지 않았던 세계사와 국사 점수를 생각해볼 때
결코 공부를 하지 않았거나 못했다고는 할 수 없다.
그렇다면 무엇이 문제일까?
 
사실 역사는 대학에 진학한 이후에는 개인적인 관심 외에는 접할 기회가
특별히 없었기에 깊게 생각해보지 않았었다.
그러나 이제 아이들이 역사를 접할 시점이 되니 여러 생각이 오가며
그러한 의문점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된다.
왜 다시금 꺼낸 세계의 역사가 그토록 낯설고 새롭게 느껴져야만 하는 지.
과연 내가 공부한 방법이 올바른 것인지.
 
가장 큰 문제점은 아마도 한국와 세계를 분리해서 접근하는
공간의 분리가 아니었을까 한다. 분명 한국사와 세계의 역사를 함께 접근하는 것도
어려울 수도 있었을 것이다. 세계사 하나 만으로도 넘치는 분량이었을테니.
그러나 세계로부터 분명 우리는 영향을 받았고, 세계와 접해서 살고 있었다.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이다.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며 살았음에도 우리는
그 넓은 시각으로 볼 여유가 없었다. 하나하나 외워야 할 것이 너무 많았고,
다뤄야 할 역사가 너무 많았다. 그러다 보니 각자 쪼개진 역사를 겉핥기식으로 배울 수밖에
없었고, 결국 세월의 흐름과 함께 그 흔적도, 흥미도 사라져 간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아이들만큼은 역사를 외워야 할 과목이 아닌 과거를 통한 현재와 미래를 비춰보는
거울의 역할로서 흥미있게 접근하게 해주고 싶었다.
통사부터 인물, 주제로 나뉜 특성화된 역사까지 다양한 시각으로 역사에 접할 수 있도록
가능하면 다양한 시점으로 구성된 역사책들을 나도 찾아 읽었다.
 
이 책 [한국사를 알면 세계사가 보인다-상]을 보고 '이것이다!'를 외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세계사와 한국사를 동일 선상에 놓고 흐름을 정리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지, 바로 이거야!'
따로 다른 시공간처럼 외웠던 역사적인 사실들이 한국사와 같이 접하면서 자연스럽게
시간대가 느껴지면서 흐름이 정리가 된다.
수작업이라도 하고 싶었던 이 작업을 바로 이 책 [한국사를 알면 세계사가 보인다] 시리즈가
해주고 있는 것이다. 시대와 나라가 뒤죽박죽 되어버린 지금 이러한 책의 출간 소식이
어찌 기쁘지 않을 수 있을까.
 
 
상, 하 두 권으로 구성된 이 시리즈는
상권은 기원전 250만년 전 구석기부터 1590년 토요토미 히데요시가 일본을 통일하고,
조선으로 쳐들어와 패하고 물러갈 때까지를 다루고 있고,
하권은 1598년 프랑스 종교 전쟁의 원인이었던 신, 구교의 분쟁을 종식시키기 위해
앙리 4세가 발표한 낭트칙령부터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인 오바마 대통령의 취임과
한국사는 이명박 대통령 취임까지를 다루고 있다.
이처럼 두 권의 책을 한 번에 읽으며 그야말로 구석기부터 최근 현대사까지
세계와 한국의 역사를 파노라마처럼 즐길 수 있다.
 
 
기대하는 마음으로 상권을 처음 펼쳐들었을 때 느낀 생각은 '역시!'라는 것이었다.
최초의 인류가 나타난 기원 전 250만년 전과 한반도에 처음으로 구석기인들이 나타나기
시작한 70만년 전을 나란히 소개하는 것으로 이 책은 시작한다.
이렇게 왼쪽 페이지는 세계사, 오른쪽 페이지는 그 비슷한 시기의 한국사를 병행해서
보여줌으로써 세계사와 한국사의 흐름을 같이 잡아나갈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시간 순으로 세계사와 한국사의 사건을 짚어 나가다 보니 중요한 사건도 한 두 페이지 분량으로
압축됨으로써 이해하기 어렵거나, 간단하게만 다루고 넘어가는 경우가 있어 아쉬운 면은 있으나
사건의 깊이 보다는 한국사와 세계사의 흐름을 입체적으로 살펴보기 위한 것이
이 책의 목적이었기 때문에 그러한 목표는 충분히 달성해냈다고 볼 수 있다.  
 
이 책의 또 하나의 강점은 바로 '만화' 형식이라는 것이다.
학습만화에 대한 평가는 아직도 분분한 편이긴 하지만,
역사와 과학처럼 이해하기 지루할 수도, 어려울 수도 있는 분야에서는 오히려 추천되고 있을
정도로 만화의 효과는 검증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 책이 만일 그 방대한 역사를 줄글로 다뤘다면 짧은 내용을 이해하기도 어려웠을 것이고,
단편적인 역사를 접해야 하기 때문에 상당히 지루했을 수도 있다.
'만화'의 형식은 그런 단점을 훌륭하게 보완해준다.
그림으로 되어 있으니 설명하기도, 이해하기도 쉽다. 또 만화 특유의 유머와 재치는 읽는
즐거움을 줄 뿐만 아니라 역사의 대장정을 가는 발걸음을 가볍게 해주는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
 
 
또한 중간중간 들어간 실사의 사진은 생생한 현장감과 함께 역사의 무게감을 느끼게 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역사는 길고 긴 시간만큼 배워야 할 것도, 알아야 할 것도 많다. 그래서 그만큼 힘이 든다.
그렇지만 승자의 역사든, 패자의 역사든 관심을 갖지 않는다면
우리는 같은 실패의 수레바퀴를 탈 지도 모른다. 또한 역사가 주는 선물을 얻을 수도 없을 것이다.
그 첫 시작의 발걸음.
공부라고 생각하는 지겨운 암기 과목이 아니라 다양한 시대의 군중이 만들어 낸,
예나 지금이나 고단한 시기를 살아낸 인간의 삶의 기록의 역사,
그 파란만장한 역사를 꿰뚫는 시작점에 이 책이 있다
전체를 파악하고, 부분의 흥미를 돋우는 역사 공부의 길잡이로서
이 책은 충분한 역할을 해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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