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왜 이러는 걸까요? - 여자가 모르길 바라는 남자들의 비밀 왜 이러는 걸까요?
베아트리체 바그너 지음, 정유연 옮김 / 샘터사 / 2013년 10월
평점 :
절판


화성에서 온 남자와 결혼을 한 지 벌써 16년... 아이들을 보면 당연한 시간이 우리 부부 둘만을 놓고 보면 참 짧고도 길게 느껴진다. 한 순간인 것 같은데 어느 새 20년을 향해 달려가고 있으니.
서로를 잘 아는 것 같다가도 순간 참 낯설다. 그래서 긴 시간이 짧게 느껴지기도 한가보다. 그리고 생각해본다. 도대체 강산이 두 번이나 바뀌는 그 긴 시간이 지났는데도 왜 아직 섞일 수 없는 이질감이 드는 것일까?
 
이 책 [남자, 왜 이러는 걸까요?]는 나의 이런 질문에 대한 깔끔한 대답을 해주었다. 물론, 모든 남자의 유형과 행동을 다 설명할 수 없겠지만 적어도 여자와 다른 남자만의 두드러진 특징과 그 이유, 그리고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
 
 
사실 긴 시간 다른 별 사람과 살다 보니 어느 정도는 체념을 하기도 하고, 나도 모르게 바뀐 부분도 있다. 아집이 강한 편이라 나의 이런 면과 맞닥뜨릴 때면 그 남자, 분명 이렇게 생각했을 것이다. "여자, 왜 이러는 걸까요?" 그렇게 서로에게 어느 정도는 적응이 되고, 어느 부분은 포기도 하고, 어느 정도는 타협도 하면서 결코 하나가 되지는 못하지만 적절하게 어울려 지금까지 살아온 것 같다.
이 책에서 나온 질문들은 실은 근 20년 가까운 시간 동안 한 번 정도는 다 해 본 질문들 인 것 같다. 질문은 있었으나 답이 없었던 시절이기에 이 책에서 제시한 것처럼 명쾌하게 답을 찾았다면 혼란의 시간이 좀 짧았으리라는 아쉬운 생각도 해본다.
 
작가는 말한다. 남자와 여자는 애초에 부품부터 다르고 용도도, 시스템도 다르다고. 남자는 기본적으로 자체 결함이 있어 오류와 고장 증상이 나타난다고. 저자는 이렇게 남자를 제품에 비유하면서 현명한 소비자가 된다면 약간의 불편함을 감수함으로써 좀더 더 편리한 생활을 누릴 수 있다고 말한다. 그것은 바로 화성에서 온 남자와 금성에서 온 여자가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는 길이기도 할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은 제품 사용 설명서를 차용해서 남자를 소개하는 구성으로 되어 있다. 1부는 남자를 사용하기 전 유의 사항에 대해서 그리고, 여자들이 만날 수 있는 여러 가지 남자들의 유형에 대해서 소개한다. 뇌과학과 남녀관계의 심리에 대한 연구를 한 저자답게 보편적인 지식에서 한 발 더 들어가 그 유형들에 대한 근본적으로 분석을 날카롭게 하고 있다.
 
예를 들면 '소극적인 남성' 대하여... 유형을 분석하고, 그런 유형을 잘 다룰 수 있는 법을 소개한다.
 
"또한 그녀가 상대적으로 조금 더 우월감을 느끼고 자신감을 보인다는 사실을 그가 처음에 눈치라도 챈다면, 두 사람은 서로 다른 비극적인 시작점에서 출발하게 되는 셈이다.
그러나 그녀가 그에게 용기를 낼 수 있는 기회를 준다면, 그래서 그녀를 정복했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면 그는 아주 긍정적인 자화상을 갖게 될 것이다.
평생 동안 자신이 이 멋지고 아름다운 여성을 공들여 정복했다는 사실에 자신감을 갖게 될 뿐만 아니라, 섬세한 내면을 바탕으로 흥미롭고 매력적인 애인이 될 것이다."---p.21~22
 
'아유, 피곤해...도대체 왜?' 라고 묻는다면 그냥 그런 유형의 남자는 그렇다라고 밖에 생각할 수 없을 것이다. 문제라면 그런 남자를 사랑한 것일 수도. 그럼에도 그와 행복한 관계를 유지하고 싶다면 그저 그의 유형을 이해하면 되는 것이다. 그것이 현명한 소비자의 길일 것이다.
 
 
그 외에 '친구같은 남성', '여성을 잘 이해하는 남성'과 같은 여성 선호도가 높은 남성들도 모두 함정이 존재하므로 여성은 남자의 유형을 사전에 미리 파악해 둘 필요가 있으며, 자신 또한 어떤 유형과 잘 맞는 지를 알아둔다면 관계를 순탄하게 풀어나갈 수 있다고 저자는 조언한다.
 
2부부터는 본격적으로 남자들의 '에러'에 대해서 다룬다. '고장 난 남자 다루기'
남자들이 가지고 있는 에러는 가지각색이겠지만 저자가 수많은 인터뷰와 설문을 통해서 가장 많은 공감을 이끌어낸 에러를 집중적으로 분석해서 다루고 있다. 고장 증상은 일반적인 고장 증상과 가정에서 그리고 집 밖에서의 고장 증상으로 분류하고 있는데 읽다 보면 그냥 머릿 속으로 바로 그림이 그려지는 보편적인 증상들이다. 그저 그러려니 하며 살아왔던 것들, 그리고 어느 순간부터는 포기하고 살아왔던 것들...이러한 증상들을 저자는 시원하게 분석하고 치료법 또는 대처법까지 알려준다.
 
 
요즘 들어서는 갑자기 궁금해졌었다. 한 가지를 사오라고 부탁하면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지는 이상한 쇼핑 방법에 도대체 당장 필요도 없는 것을 사올까? 그 이유와 대처법을 저자가 명쾌하게 알려주었다..ㅎㅎ
 
 
우선 대처법은....
 
-직접적으로 설명하고 물어라
-잘못된 구매의 결과를 체험하게 하라
-수고에 대해서 보상하라
-잔소리도 웃으면서 하라
-사전에 정확히 지시하라
-다른 집안일로 방향을 틀게 하라
 
역시 현명한 소비자가 되는 길은 멀고도 험하다. 그렇다면 이유는 뭘까? 이유가 재미있다.
 
"남자는 장을 볼 때 보호자로서의 직감이 발동한다. 그는 '가족의 리더'로서, 청소도구가 없을 때를 대비해 미리 조치하려고 한다. 그래서 배려 깊은 그는 당연히 만일을 염려하고자 했던 것이다.
"만약 자기가 없었다면,"이라는 표현은 그가 매우 듣고 싶어 하는 칭찬이다.
-중략-
그리고 결국 여성들이 실용적으로 생각하는 것과 남성들이 실용적으로 생각하는 것은 달라졌다. 그는 부엌용 기기를 여자의 일을 덜어주는 장난감쯤으로 여긴다. 그래서 남자는 일을 줄여줄 수 있는 기기, 즉 기능이 많은 괴물 같은 기기나 추가로 씻어내지 않아도 되는 청소용 스프레이 등을 사 들고 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이러한 경우 남자는 이기적인 것이 아니라 나름대로 배려하고 있는 것이다." ---p.147~148
 
 
가장으로서 책임의식으로 배려의 마음으로 그런 행동을 본능적으로 한다고 하니 짠한 마음과 함께 오히려 고마운 마음이 든다. 굳이 바꾸지 않아도, 바뀌지 않더라도 상대를 이해하는 것만으로도 많은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 것 같다.
 
이 외에도 속 끓이게 만드는 남자들의 다양한 행동들과 구구절절한 이유, 그리고 이를 지혜롭게 대처하고 고칠 수 있는 방법을 살펴볼 수 있다.
 
결국 남자와 여자는 다르다. 다르기 때문에 일방적으로 어느 한 쪽이 다른 쪽을 맞추며 살아간다는 것은 불행한 관계로 빠질 수 있는 위험이 있다. 뇌과학자인 저자는 얘기한다.
 
"감정이 뇌에 의해 그리도 확실하게 통제된다는 사실은 또한, 기본 감정이라는 것이 우리가 생존하는 데 있어 기본 전략에 속한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따라서 상대방에 대해 솟구쳐 오르는 화를 단순히 억누르거나, 입맛 떨어지게 만드는 나쁜 버릇에 대해 밀려오는 불쾌감을 무시하기란 쉽지 않다.
오히려 행복한 파트너십을 유지하기 위해, 여기저기 하자투성이인 '남자'라는 물건을 조금씩 수리하거나 때로는 재부팅하는 편이 몇 백 배 더 쉬울지도 모른다."---p.186
 
참고 사는 것이 미덕이 아니라 조금씩이라도 바꾸어 나가는 것이 좋은 관계를 오래 지속할 수 있는 길이라고 할 수 있다. 상대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야 하는 것이 기본이며, 그후 구체적인 변화의 방법에 대해서는 이 책을 참고해보면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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