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오랜 친구 개 지식은 내 친구 6
김황 지음, 김은주 그림 / 논장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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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의사가 꿈인 둘째 딸과 벌써 몇 년 째 씨름 중....바로 '개' 때문이다.  

큰 아이가 아토피가 있어서 떨에 예민해서 덥썩 데려왔다가 다시 보내야 할 지도 모른다는 걱정과 올 초부터 출근을 시작해서 오전 내내 혼자 있어야 한다는 것, 또한 한 번 식구로 맞으면 평생을 함께 해야 하기 때문에 개를 기르는 것에 대해 좀더 신중하게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 내 입장이라면,
내가 너무너무 좋아서 일단 키우기 시작하면 자신이 오로지 다 책임을 질 것이라고, 언니에게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나면 격리시켜 자신이 돌보겠다고 굳은 의지를 보이는 것은 둘째의 입장이다.
이 문제로 고민을 한 지 벌써 몇 년 째...기르기 전까지는 포기하지 않은 것을 알기에 어찌해야 하나 참 고민스럽다. 실은 나도 개를 너무 좋아하는데 여러가지 생각을 하다 보니 기르기를 결정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다.
그러다 말겠지 했는데, 날이 가면 갈수록 개를 기르고 싶은 열망은 더 커져만 가니 걱정이다. 개에 관한 책은 닳고 닳도록 보고, 도서관에서도 동물에 관한 책, 그 중에서도 특히 '개'에 관한 책은 안 읽은 책이 없을 정도다. 길러 보지도 않았는데 개의 종류와 특성은 어찌 그리 잘 알고 줄줄이 꿰고 있는지 아무래도 조만간에는 결단을 내려야 할 것 같다.
 
이 책 [인간의 오랜 친구 개]가 출간되었을 때 제목이 눈에 확 들어온 것은 바로 이러한 요즘의 상황 때문이다. 책이라도 봐야겠다고 빌려오는 모습을 보면 미안하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해서 재미있는 책이나 개나 동물에 관련된 책이 있으면 소개해주거나 권해주곤 한다.
근간으로는 특별한 책이 없었는데, 개에 관한 모든 것이 담겨 있다고 하니 둘째만큼 나도 궁금하기 짝이 없었다. 과연 어떤 구성으로 어떻게 풀어냈을까?
 
 
'스스로 인간에게 온 특별한 동물'이라는 뒷표지의 설명을 보니 '개'라는 동물이 더욱 특별하고 친근하게 느껴진다. 개에 대한 역사, 개의 종류, 독특한 습성까지 개에 대한 모든 것이 담겨 있단다. 인간과 함게 한 역사가 긴 만큼 친숙해서 개에 대해 많이 알고 있을 것 같은데 막상 또 생각해 보면 구체적으로 알고 있는 게 많지 않다. 그나마 둘째 덕분에 온 가족이 좋아하게 된 프로그램 SBS의 'TV 동물농장'을 보다 보니 개의 습성과 특성에 대해서 조금 알게 된 정도이다.
 
자, 그럼 본격적으로 책 속을 살펴보자. 우선 목차를 보면 구성은 크게 개와 인간과의 역사를 다룬 '오래된 친구', 그리고 세계의 여러 나라의 토종개와 특별한 역할을 수행하는 개의 종류에 대해 살펴보는 '세계의 개 이야기'와 개 고유의 특성에 대해 안내하는 '개를 알면 개가 보인다', 요즘 더 다양해지는 특수한 역학을 맡고 있는 개에 대해 소개하는 '개야, 고마워!' 마지막으로 개와 진정한 친구가 되기 위해서 알아야 할 내용을 담고 있는 '친구라면 이 정도는 알아야 해' 이렇게 총 5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개는 앞서 얘기한 것처럼 인간에게 스스로 찾아왔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과연 인간과 개는 언제부터 동거를 시작했을까? 첫번째 장 '오래된 개'에서 그 해답을 찾을 수 있다. 인간과 개는 지금으로부터 14,000~12,000년 이전부터 함께 살았을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다고 한다.
그렇게 개와 인간의 관계가 오래된 만큼 인간의 기록 속에 개의 모습은 일찌감치 자리 잡았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문명인 '오리엔트 문명'에서도 개의 모습을 찾아볼 수 있는데, 단지 그 때의 개는 오늘날과 같은 친구의 개념이 아니라 신성한 신으로 여겼다고 한다. 그 기록의 흔적을 책에서 찾아볼 수 있다.  
 
 
우리나라 역시 오래된 유물인 청동 거울에서도 개의 모습을 찾아볼 수 있다고 한다. 박물관이나 전시회에서 유물들을 볼 기회가 많았는데, 이렇게 '개'라는 주제로 옛그림이나 자기 등의 유물들을 살펴보니 옛 사람들의 시각과 생활을 더 잘 느낄 수 있게 되는 것 같다.
 

 
그 외에도 犬(개 견) 한자의 기원, 개와 관련된 이누이트의 전설 등 쉽게 접할 수 없는 개에 얽힌 인간과의 역사를 접할 수 있다.
 
2장은 본격적으로 '개'의 다양한 종류를 원없이 만나볼 수 있다. 토종개로 인정받는 개들의 조건은 무엇인지, 그리고 우리나라의 토종개로 인정받고 있는 개는 어떤 개들이 있는 지와 그 특성들에 대해 자세하게 볼 수 있다. 우리나라의 토종개 하면 단연 '진돗개'를 떠올릴 것이다. 그리고 '삽살개'나 북한의 '풍산개'도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 책에서는 꼬리가 없는 경주개 '동경이'도 만날 수 있다. 5~6세기 신라시대에도 길렀던 흔적을 찾을 수 있을 정도로 오래된 개인데, 2005년에야 본격적인 연구가 시작되면서 2012년, 드디어 우리나라 토종개로 인정받으며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었다고 한다.
 
 
저자가 직접 취재를 하면서 보고 들은 내용 중 좀더 설명이 필요한 부분이나 별도의 설명이 필요한 부분은 별도의 페이지에 설명을 하고 있다. 사진이나 설명이 생생하게 전달해주고 있어 중간중간 읽는 재미가 있다.
 
 
그렇지만 뭐니뭐니해도 보는 재미가 가장 큰 것은 역할별로 다른 세계의 개들의 사진 모음이다. 저마다 다른 표정과 포즈 등으로 선보인 페이지에는 목축견, 사냥견, 사역견 등 세분화된 다양한 견종들을 볼 수 있다.
 
 
 
둘째가 가장 재미있게 보면서, 여러 가지 특징별로 찾기 놀이를 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개들을 종류별로 보고 있자니, 지구상에 개들의 종류가 이렇게 많았구나 새삼 놀라게 된다.
 
또 책을 읽다 보면 중간중간에는 개와 관련된 여러가지 에피소드나 알아두면 재미있을 만한 내용들을 별도의 페이지로 구성하여 소개하고 있다. 닥스훈트가 몸이 길고 다리가 짧아지게 된 사연이나, 여러 가지 그림 속에서 등장한 개들의 모습까지 스치고 지나갔던 '개'와 관련된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만날 수 있다.
 
 
여러 가지 종류의 개를 만났다면 3장에서는 본격적으로 '개'에 대한 탐구에 들어간다. 개의 생물학적 분류부터, 개의 신체적인 특성과 독특한 행동들을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현대에 오면서 예전에 개가 하던 사냥을 하거나 물건을 옮기는 등의 일을 기계가 대신하게 되었지만 여전히 개는 우리와 함께 살면서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경찰견, 마약 탐지견, 시각 장애인 도우미견 등 기계가 할 수 없는 영역에서 개는 여전히 우리의 동반자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 임무를 수행하는 개들은 어떤 개들며, 어떤 일들을 하고 있는 지 '4장 개야, 고마워!'에서 살펴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5장에서는 인간과 오랜 세월 함께 살아온 친구로서 '개'의 마음을 읽어주는 방법을 배운다. 비록 말은 못하지만 그들만의 소통 수단을 이해함으로써 서로 더 잘 교감할 수 있고, 더 사랑할 수 있는 것이다.
책을 읽으며, 가장 가슴이 짠 했던 부분은 '개가 주인에게 하는 10가지 부탁'이다. 누가 썼는지는 알려져 있지 않았지만 개의 입장에서 주인에게 부탁하는 형식으로 되어 있다. 개에 관한 책을 워낙 많이 읽은 둘째는 개와 관련된 책에서는 꼭 실려 있는 내용이라고 한다. 그만큼 개의 입장이라면 꼭 지켜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절실하게 담겨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 외에도 만약이라도 개를 못 키우게 되면 어떻게 해야 하는 지와 개와 관련된 직업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 지 그야 말로 '개'와 관련된 모든 내용이 담겨 있다.
 
처음 이 책을 권해주었을 때 둘째는 개는 안 사주고, 책만 사준다고 뾰루퉁했었다. 그래도 눈에 띄는 곳에 슬쩍 미뤄 놓으니 어느 순간에는 읽다가 급기야는 자신의 책상 책장에 꽂아 놓았다. 그리고 얼마 후,
 
"이 책, 재미있어. 내가 가질래~"
 
살포시 웃으면서 속삭인다. '그치?'하고 답해주고 같이 웃어주었다. 그렇게 둘째는 개를 기르고 싶은 마음을 또 잠시 미뤄두었다. 아직은 어렵지만 새로운 식구를 맞을 준비가 되면 그때는 세상에서 가장 사랑스러운 가족을 만나게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때까지 식구를 맞을 마음의 준비와 연습을 해야겠다. 이 책은 우리 가족의 그런 준비를 하는데 더없이 훌륭한 가이드가 되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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