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 삼국지를 만화로 보는 오빠를 보고 왜 만화책으로 책의 내용을 이해하려 하는지 잘 이해를 못했었다. 그런데, 나이를 먹어서도 만화를 찾는 나를 보니 이젠 이해가 된다, 하하하 역사는, 특히 방대한 한나라의 역사는 글로만 이해하기에는 내 뇌가 너무나도 벅차한다. 그러기에 나는 그동안 초한지도 삼국지도 다 멀리했었다. 그런 나에게 김태권의 <한나라 이야기>는 뜻밖의 책이 아닐 수 없다. 그림이 다소 소녀 취향의 내 가슴에는 설레임이(?) 없지만, 내용을 이해하는데에는 여러가지로 편리하고 뇌리에 쏙쏙 들어오는 것이 참 좋은것 같다. 1권에서는 진시황제에 대한 이야기와 승상 이사에 관한 이야기들이 들어있는데, 두껍지도 않으면서 중요한 내용들은 모두 담겨 있기에 이 한 권만으로도 그들의 이야기를 어느정도 가늠해볼 수 있을것 같다. 또한 각 페이지마다 맨 아래에 각주가 달려있는데, 이것도 은근히 재미있다. 내가 미쳐 발견하지 못했거나, 무심코 지나쳤던 그림들과 문양들에도 하나하나의 의미가 담겨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단어나 내용이 조금 벅차 어렵다 싶은 것들에 대한 세세한 설명도 있기에 참 좋은 것 같다. 무엇보다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은 한 단락이 (시대가) 끝나면, 또는 큰 사건이 일어났었더라면 그 후에 <사기를 읽다> 라는 부분에서 자세하면서도 간결하게 설명을 해주기 때문에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없어보인다. 우리의 역사가 아닌 다른 나라의 오랜 역사를 공부하고 만화로 표현하며 쉽게 이해시키고자 하는 저자의 노력이 많이 엿보이는 책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