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운의 세자 - 소현

소현
김인숙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0년 3월

 

사실 소현세자 라는 이름을 잘 기억하지 못하고 있었다.
책을 보고서야 인조의 아들이자 청으로 끌려같던 볼모, 소현세자가 생각난 것 뿐이다.
그것도 드라마 <홍길동>에서 봤던 기억이 전부인.......
우리의 역사 교과서에서 그저 단 한줄로 병자호란으로 인해 볼모로 잡혀간 세자라는 것 외엔
그에 대해 어떠한 이야기도 들어본 적이 없는 것 같다.

가끔 <홍길동>이라는 드라마를 할 때, 소현세자가 등장하기 때문에 
그저 새로운 인물은 아니지만, 책을 통해 만나본 그는 참으로 불운하고도 대담한 삶을 살아왔던 것 같다.
그것도 적국에서 말이다.
언제 적국의 칼에 목이 나가 떨어질 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그는 참 용감했던 것 같다.
청국의 문물을 습득하면서 시야도 넓혀나가고, 조선을 바뀔 원대한 계획까지 세웠던 것을 보면 말이다.
다만, 조선으로 돌아와 너무 일찍 세상을 떠나 그 꿈은 하나도 펼쳐보이지 못했던 것이
참으로 가슴이 아플뿐이다. 그가 만약 아버지 인조의 뒤를 이어 왕이 되어 조선을 통치했더라면,
어쩌면 조선의 역사도 많이 바뀌었을 것이고, 백성들의 삶도 한결 편해졌을 지도 모를일이다.
마치 명성황후와 싸우던 흥선 대원군이 생각나는 것은 왜일까?

내가 아는 소현 세자는 아버지의 손에 의해 운명을 마친 불쌍한 아들일 뿐이였다.
마치 사도세자가 아버지의 손에 의해 뒤주속에서 죽어가던 것처럼......말이다.

소현 세자도 조선으로 귀환한지 겨우 2달만에 갑작스레 세상을 떠났다.
역사에서는 아버지 인조가 그를 죽인것이라 하였다.
청의 힘을 빌려 자신을 밀어내고 왕이 되려고 한다 여겨서 말이다.
그렇다고 아들을 죽일것 까지야 있을까 싶지만, 권력 앞에서는 아버지도 자식도 없는 가보다.
태종도 비록 이복 동생이지만, 권력 앞에서 그를 죽였고, 국왕인 아버지를 몰아내어 조선을 일으켜 세웠으니 말이다.
아..물론 조선을 세운것은 태종의 아비인 태조지만...
(난 조선을 강력 국가로 만들어낸 것은 태종이라 생각할 뿐이다.) 

소현 세자가 죽은 후, 소현 세자의 일가족이 모두 몰살되었다는 것은 이 책을 통해 처음으로 알게 되었다.
또한 그의 아우인 봉림이 다음 후계가 되었다는 것은 어렴풋이 알고 있었지만, 이번 기회에 확실히 하게 되었다.
아무래도 봉림을 임금으로 내세우기 위해 소현세자의 모든 핏줄들을 죽인것이 아닌가 싶다.
소현세자의 핏줄이 살아있었더라면 봉림이 임금으로서 살아가면서 
내내 역모에 대한 불안감을 갖고 살아갔을 것이며, 또한 임금으로서의 혈통에 대한 의문에도 매일같이 시달려야 했을테니 말이다. 이렇게 무서운 권력의 세계 ..
난 발도 들이고 싶지 않다.

영민했고, 일찍이 청의 문물을 습득하며 시야를 넓혔던 소현세자.
시대를 잘못 만나 8년의 시간을 적국의 볼모로 잡혀갔다가,
돌아온 고향, 조선에서 2달만에 의문의 죽음을 당한 불운의 세자.
그의 이름이 역사에 조금은 길게 남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