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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해피 데이
오쿠다 히데오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09년 10월
평점 :
표지에서 느껴지는 저 꼬맹이의 익살스런 미소가 그대로 느껴지는 그런 책이였다.
여섯 가족의 이야기가 저마다의 다른 성격으로 펼쳐지는 [오 해피데이]는
저자 특유의 익살스러움과 능글능글함이 묻어나와 읽기에 부담은 없지만,
야시시함이 많아 19세 미만 금지 딱지를 붙여야만 할 듯하다.
특히 <그레이프프루트 괴물>은 19세 미만 금지!!!!
딱지를 줄줄이 소세지처럼 덕지덕지 붙여주시길!!!
<Sunny Day> 의 노리코를 보면서 혹시나 끝에 안좋은 일이 벌어지지는 않을까...
남편에게 맞아 죽는건 아닌가...하는 우려로 읽던 것이 어느새 나도 모르게 노리코에게 동화되어
노리코가 고급 초밥을 먹으면, 나도 먹는 것 같이 기분이 좋아지고,
노리코의 옥션이 처참하게 끝나면 내 피부도 주~욱 늘어난것 처럼 탄력을 잃고 주름이 깊게 패여버리는 현상을 느꼈다.
그렇게 주인공과 나를 연결시키며 마치 내가 노리코이고, 나만의 왕국을 꿈꾸는 마사하루 처럼 느껴지며 나도 모르게 [오 해피데이]의 우리집에 손님들을 초대하며 히로코처럼 나만의 은밀한 꿈을 꾸고 있었다.
6개의 단편 중에서 유난히 나를 미소짓게 해주었던 이야기는 마지막 야쓰오의 <아내와 현미밥> 이였다.
얼마전 M본부의 스페셜에서 현미밥을 먹음으로써 고혈압을 치료할 수 있으며,
지방분해를 해서 다이어트 효과 까지 볼 수 있다며 ’목숨걸고 편식하라’라는 내용의 방송을 본 기억이 새삼스레 떠올랐다.
목숨걸고 하는 그들의 편식이 야쓰오의 아내 사토미의 로하스 사랑과 맞먹고 있음이 느껴졌다.
나도 요가도 하고 생활을 로하스로 바꿔야 하나....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사실적이며 현실적인 이야기가 너무 좋았다. 특히 막판 야쓰오의 선택도......ㅎ 웃음이 나왔다.
그중 로하스 요가 선생님의 이런말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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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으면 얼굴에 있는 표정 근육이 움직이죠.
주름이 없어지고,
늘어진 살은 탄력을 되찾고,
자율 신경도 조절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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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지 : 256 페이지 < 아내와 현미밥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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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하루에 얼마나 웃나 하고 가만히 생각해보니 그다지 많이 미소를 짓고 살지는 않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그런지 나도 모르게 억지로 미소를 크게 짓으며 ’주름이 없어질라나....피부는 탱탱해질까나......’ 하며 풍선처럼 큰 기대감을 안고 얼굴에 힘껏 힘주며 미소짓는 내모습이 그렇게 웃겨보일수가 없었다.
그의 책은 언제나 이렇다. 현실적으로 일어나기 힘들것이다...정말 소설적이다..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 또 이것들이 나의 내 눈에는 잘 보이지 않았던 숨겨진 일상들이고,
우리 주변의 모습들이였음을 느끼게 해준다.
읽는 것이 즐거운 오쿠다 히데오의 [ 오 해피데이 ] 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