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천년습작]을 만날때만 해도 나도 김탁환 작가처럼 화려한 글쓰기를 할 수 있게 되리라는 기대감이, 그런 글쓰기 방법을 배울수 있을것이라는 부푼 가슴이 있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 책장을 넘기면 넘길수록 나는 그에게서 화려하고 멋진 글을 쓰는 법을 배우는 대신, 마음이 동하여 손이 움직여져 씌여지는 맛깔나는 글을 쓰는 것이 더 멋지지는 않겠는가.......라는 마음을 조금씩 조금씩 담기 시작했다. 나도 모르게.... 머리를 쥐어짜면서 팔을 움직여 한글자씩 채워넣는 것보다, 마음이 동하여 정신을 놓게되면서 팔이 저절로 움직이며 채워지는 한글자, 한글자가 더 독자의 마음을 울리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가지게 해준 [천년습작] 글을 쓴다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이다. 아무리 써도 늘지 않는 글들이 가끔씩 멋져보이게 씌여질때가 있다. 멍때리며 정신줄을 놓고 나도 모르게 손가락들을 움직이며 쓴 글들이 그렇게 보일때가 종종 있다. 그 외엔 열심히 머리를 쥐어짜 쓴 것이기에 누가 봐도 흔히 쓸수 있는 그다지 독창적이지도 새롭지도 않은 그저그런 평범한 글들일 뿐이다. 글이라는 그런가 보다. 억지로 만들려 하면 어긋나 보이고, 그저 마음이 동해 손이 저절로 움직여져 씌여지면 참 담백하니 맛깔나보이는게. 마음의 진심이라 해야하는 것인가? [천년습작]을 읽기 전부터 내가 갖고 있던 화려한 글쓰기의 환상은 [천년습작]으로 사라졌지만, 따뜻하고 푸근한 글을 쓰고 싶다는 욕망을 채워줘버린 몹쓸 책이다. [천년습작]은 말그대로 백년이 걸리든 천년이 걸리든 이야기를 만들기 위해 스토리텔링을 할 것이 아니라. 세상사에 관심을 가지고 따뜻함을 마음에 품고 인생을 대하라는 일종의 자아성찰을 할 수 있게 해주는 그런 책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화려하고 수려한 글쓰기를 배우기에는 실패한 듯 하지만, 어쩌면 나는 더 큰 것을 얻어가는 것이 아닐까 싶다. 삶에 대한 열정과 내 눈에 보이는 인생의 담담함등을 글로 담아보고 싶은 날이 언젠가는 돌아오지 않을까? 그때 나는 정신줄 놓고 미친듯이 한글자 한글자 써내려 갈 수 있을까. 많은 것을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