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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밥상 이야기 - 거친 밥과 슴슴한 나물이 주는 행복
윤혜신 지음 / 동녘라이프(친구미디어) / 2009년 3월
평점 :
절판
![](http://book.interpark.com/blog/blogfiles/userpostfile/1/2009/04/06/13/golfkim_0816514909.jpg)
사실 고민을 좀 많이 했다. 읽는 사람에 따라 좋고, 나쁨이 확실하게 구분될 것 같은 책인듯하다.
그리고 유감스럽게도 나한테는 후자쪽에 속한 불운한(?) 운을 타고 난 [착한 밥상 이야기] ,
내 느낌으로 말하면 [윤혜신의 당진 미당 한정식 이야기] 책이였다.
만약 건강식 요리책이라 생각하고 집어드셨다면, 어서 내려놓으세요!!!
내가 가장 크게 실망했던 부분은 여기서였다. 착한 밥상이라 해서 식탁에 오르는 착한 반찬들의 이야기 일것이라 여겼었는데, 큰 착오였던 것 같다. 저자는 자신의 할머니의 이야기로 절반을, 그리고 나머지 절반은 자신이 운영하고 있는 한정식 식당에서의 이야기로 이 한권의 책을 채워놓고, 그저 중간중간 요리 몇가지의 레시피를 첨부시켰을 뿐이라는 느낌이 너무나 강했다. 어쩌면 나의 비뚤어진 마음에서 그렇게 보였을지도 모르겠다.
처음에는 생각했던 요리책이 아니지만, 그래도 음식을 사랑하는 한 사람으로, 또 오랫동안 주방에서 요리를 해오던 사람으로써의 음식 사랑 이야기 인듯해서 편안하게 읽기 시작했다.
하지만, 어느순간에서부터인지 모르게 자신이 운영하는 한정식당에 대한 이야기에 곳곳에 나오더니, 급기야는 식당을 차리면서의 일화라던가, 화학 조미료를 절대 사용하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계속 나오면서부터는 좀 마음이 불편해지기 시작했다.
내 눈에는 마치 식당 홍보 책자 같이 보였으니.....사람의 마음이라는게 참 웃긴것은 한번 삐딱선을 타면 좀처럼 원래의 그 마음으로 돌아오는것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결국 내 마음의 삐딱선은 끝내 돌아오지 못했다.
자연을 사랑하고, 중독성 강한 식물성 음식들에 대한 저자의 찬사는 많은 부분 공감을 자아냈던것 같다. 그 전에는 나도 미처 느끼지 못했었지만, 작년부터 텃밭을 가꾸면서 내가 키운 채소와 과일들을 먹고 나면, 확실히 시중에서 파는 야채나 과일에 불신이 조금씩 생기면서 예민해 졌기때문이다. 물론 저자처럼 휘발유 냄새나 농약 냄새를 귀신처럼 잡아내지는 못했지만, 가끔씩 맡아지는 휘발유 냄새에 멀쩡해 보이는 과일을 다 버린적도 있었고 말이다.
특히 봄이 오면 긴 겨울잠에서 깨어나 온 힘을 다해 땅으로 제 모습을 드러내고자 있는 힘껏 싹을 내미는 봄나물들은 정말 귀한 음식들이 아닌가 싶다.
모처럼 저자 덕분에 소쿠리 하나 들고 텃밭에 가서 그동안은
무심코 지나쳤던 쑥을 뜯어왔다.
된장을 풀고 바지락을 넣어 만든 쑥국으로 몸이 따뜻해지며, 봄의 기운이 전신에 퍼지는 듯한
향긋한 기분이 들었다.
전체적으로 저자가 이야기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가.라는
의문에 답을 찾지 못했기에,
레시피나, 음식에 대한 견해등 어떤 정확한 주제를 정하고 책을 다시 정리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