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사의 나이프 밀리언셀러 클럽 98
야쿠마루 가쿠 지음, 김수현 옮김 / 황금가지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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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세의 살인범을, 청소년이기에 용서할 수 있습니까?          

[천사의 나이프] 를 읽으면서 내내 머릿속에서 맴돌았던 생각이다.
미성년자이기에 용서를 해야한다??
만약 내가 주인공 히야마 다카시와 같은 상황이었다면, 
난 후련했을것이다. 나의 삶을, 내 아이의 엄마를 하늘로 보내버린 그 아이들이 죽기를 간절히 바랄것이고,
그리되었을때, 난 후련함과 평안함을 느낄지도 모르겠다. 그럴 것만 같다.
복수는 복수를 낳기에 용서해야 한다는 말이 있지만,
그것은 가해자가 충분한 용서를 빌었을때, 진심으로 갱생을 하였을때는 어쩌면 조금은 통할지도 모르는 말이지만,
아직도 가족을 잃은 고통에 휩싸여 힘겨운 삶을 살고 있는 피해자에게,
그저 미성년자이게에 교육원 같은 곳에서 편안하게 지내며,
공부하고 웃고 떠드는 아이들이자 가해자인 그들에게는 절대 통할 수 없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많은 생각들이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갔다.
예전에 밀양 성폭행 사건을 비롯해서 우리주변에서 흔히 일어나는 청소년 범죄들이.
그 뉴스를 접하면서 항상 나는 분노하였었다.
청소년이기에 저리 그냥 풀어주면 어떻게 하냐고?
그들도 살인이 강간이 범죄임을 충분히 인식하는 나이가 아닌가?
 하는 생각으로 그들에게는 꼭 벌이 내려져야 한다고 생각했었다. 
그렇지 않다면, 피해자도 청소년을 이용해서 복수하면 그만이네..라는 자조적이면서 비관적인 생각으로 맺음을했었다.
하지만, 나도 결국은 가해자 쪽인것일까?
그 순간은 대중매체에 이끌려 한껏 분노감을 드러냈지만서도, 금방 이렇게 잊어버리고 만것을 보면.....

사회적인 문제를 교훈이나, 설득, 설명이 아닌 방법으로 전달해주는 작가의 능력이 참으로 대단하다 싶다.
자칫 심각하게 또는 지루하게 번질 수도 있는 내용들을 미스터리적인 요소들을 적절히 조합하여
소년법에 대해 한번쯤은 생각을 하게 하였으니 말이다.

사건의 실마리가 보인다 싶으면 다시 원위치로 돌아와 반전을 일으키는 그의 이야기 솜씨가 
과연 에도가와 란포상을 받을 만하구나...하는 생각이 스치면서,
소년범들에 대해 우리나라도 심각하게 다시한번 생각을 해봐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가해자의 인격만을 중시하는 모습은 정말 더이상 보기 싫다.
피해자의 입장에서 피해자를 위한 법을 만들어주었으면, 피해자를 위한 인권이 성립되었으면 정말 좋겠다. 


저는 외아들을 잃은 아버지의 통곡을 그때 비로소,
바보 같게도 재판정에서 처음 보게 된 것입니다.
그의 가정은 아들을 잃은 때 이미 붕괴한 상태였습니다.
이제는 결코 돌아오지 않는 아들,
그에게 있어 아들은 무너져 버린 커다란 기둥이었습니다.
피해 소년의 아버지는 자신과 아내의 분노, 슬픔을 달래고자 최선을 다해 몸부림쳤습니다.
가해 소년과 만나서 소년이 어떤 식으로 갱생해 가는지를 알고자 했던 건 바로 그 노력의 
일부였습니다. 그런데 자신의 얼굴조차 모른채 휴일에 신이 나서 놀고 있는 소년을 보자
살의의 비등점을 넘어 버린 거겠죠.
아무것도 몰랐던 건 바로 저였습니다.
결국 눈앞에 있는 소년밖에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피해자의 존재를 무시하고서 진정한 갱생은 있을 수 없는 것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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