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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리 가든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7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여분이 있는, 여백이 있는 소설
에쿠니 가오리의 글을 만날때는 항상 드는 생각이 있다.
그녀의 글에는 여백이 또는 여분이 있는 것 같다는 뭔가 허전한 느낌으로 다시 그 여백을 채워주는 듯한 느낌.
말로 표현하기에는 부족하지만, 또 마음으로 표하기엔 너무 과분한 듯한.
약간은 어중간한 하지만, 좀처럼 가볍지도 무겁지도 않은
신경이 쓰일듯 하면서 아무렇지도 않은 그런 모순적인 느낌이 에쿠니 가오리의 느낌이 아닐까?
그러기에 그녀의 글을 계속 찾아 읽어내야만 마음이 편안해지고 맑아지는 듯한 것이 아닐까?
가호가 좋아하고, 에쿠니도 좋아한다는 오가타 가메노스케씨의 [어리석은 날들]을 읽으면,
딱 홀리가든을 정리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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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리석은 날들
밥을 먹기 위해 한 번 일어섰을 뿐
종일을 책상에 기대어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그리고 지금은 저녁
책상 밑에 피운 모깃불을 발로 차는 바람에
화가 나서 저녁도 먹지 않고
잠자리에 들었다.
그리 화낼 일도 아닌데
왜 이리 참을 수가 없는지
어둑어둑한 바깥을 노려보며
저녁 드세요
아내가 부르는데 대답도 하지 않고
불끈해서 자신을 내던진 꼴이라니...........
나는
"이제 싫어졌어" 라 말하고 나를 떠나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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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지 : 35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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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자신을 버리고 떠나고 싶은 마음.....가호의 모습이 흐릿하게 그려진다.
연인과 헤어진지 5년이란 시간이 흘렀으면 이젠 자신을 돌아볼때도 되지 않았나 싶을 정도로
가호는 자신을 자학하고 있다는, 물 속에서 숨도 안쉬고, 가픈 숨을 꾹 참고 있는 듯한 안쓰러움과 답답함이 묻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