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김연수 지음 / 문학동네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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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별과 별, 그 사이에 그어진 보이지 않는 선들로 이루어지는 별자리에 대한 소설이다. 사람들이 등장하지만, 그들은 마치 밤하늘에 점점이 박힌 외로운 별들이나 같다. 어쩌다 거기 놓였으며 언제부터 놓였는지도 알 수 없는 우연의 부산물, 별.

우리가 그런 별과 같음은 자신이 속한 시대를 조금 낯설게 볼 수 있는 순간 강렬하게 깨닫게 된다. 굳이 80년 광주가 아니어도, 87년 대투쟁시기의 대학가가 아니어도, 마치 공기나 맑은 물과 같아 의식하지 못했던 주변 환경을 새삼스럽게 보는 순간이라면. 납득하기는 커녕 이해할 수 없는 시공간에 혼자 '우연하게도' 놓여있다는 것에 대한 아픈 깨달음.

그렇지만 섭동이란 말이다. 내 옆에 놓인 사람, 앞에 놓여 나를 있게 한 사람들 하나하나의 자장이 잔물결처럼 번지는 거다. 흡사 얇은 사 하이얀 모시적삼이 고이접어 나빌레라하는 그런 여리디 여린 너울거림으로, 갸냘픈 선들이 이어지고 그건 밤하늘의 별자리로 올라앉는다. 그렇게 소설은 점점이 박힌 별들로부터 선을 끌어내고 그 선으로부터 다시 여리지만 아름다운 필연을 읊조리는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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