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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를 요리하고 싶었던 남자 - 현대사회가 낳은 불안과 광기에 관한 특별한 관찰기
마갈리 보동 브뤼젤.레지 데코트 지음, 이희정 옮김 / 푸른지식 / 2016년 4월
평점 :
절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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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대표적인 법의학자인 저자가 20년 넘게 만나온 정신질환 범죄자들에 대한 사례집. 반인륜적인 범죄들, 제목 그대로 엄마를 죽여 요리한다거나 연쇄살인을 이어간다거나 여자친구를 토막내는 사람들과의 상담과 치료 이야기가 이어진다.
너무도 흔해진 "사이코패스'란 단어 혹은 보다 통속적이게도 '또라이'란 이름 붙이기는 그들에 대한 불가해함에서 기인한 막막함과 두려움을 숨기기 위한 섣부른 편가르기였던 건 아닐까. 그런 뭉툭한 표현으론 잡히지 않는 각기 사례들의 특이성과 백인백색인 발병의 원인과 작동방식들, 그렇게 분별되고 나면 이제 세상은 흑백의 모노톤이 아닌 총천연색의 풀컬러가 된다.
그렇다고 나와 그들의 거리가 휴지 한장의 두께만큼 가깝다거나 '모두가 정신병을 갖고 있다'는 식으로 얼버무릴 일도 아니다. 분명 사회적으로 용인되는 정상성/비정상성의 경계는 어딘가 있을 텐데, 다만 그 비정상성이란 게 얼마나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는지, 그리고 그 취약한 부분을 사회가 어떻게 인지하고 대응해줘야 할지가 관건이어야 할 거다.
정신질환자들을 외계인 대하듯 하는 것이 아니라 병으로 고생하고 있는 환자로 인정하고 그들 역시 사회 구성원으로서 복귀, 나름의 제몫을 할 수 있도록 끌어주는 시스템의 정비, 그리고 그보다 중요한 인식의 전환. 어쩌면 그건 '병신' '또라이' 같은 전통적인 욕에 자리잡은 뿌리깊은 장애인 멸시의 정서를 줄여나가는 것과 같은 궤의 일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