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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완서 산문집 세트 - 전7권 ㅣ 박완서 산문집
박완서 지음 / 문학동네 / 2015년 1월
평점 :
절판
#박완서 #산문집 #문학동네
귀엽고 소녀스러운 이야깃꾼 할머니 무릎베개를 하고서 이야기를 듣는 듯한. 소녓적의 기억과 감성을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켜켜이 세월과 연륜, 그러니까 진짜 어른스러움을 갖춘 분의 일생에 대한 반추와도 같다. 게다가 신산스럽기 그지없던 해방전후부터 80년대의 풍속과 시사에 대한 생생한 묘사와 평가까지 더해지면 그 시대에 대한 귀중하고 생생한 기록이기도 하다.
무엇보다도 그의 글과 생각이 그와 함께 나이를 먹어가고 성격이 변해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는 점이 이 산문전집의 가장 큰 덕목이었다. 그저 요령부득의 아줌마 이야기꾼을 자처하던 그녀가 여성 인권 문제에나 정치적 문제에 대해 좀더 선명하고 적극적인 입장을 개진하면서 다른 남성 주류 지식인이나 작가가 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펼쳐나가는 모습. 그건 그녀 특유의 쉼없는 자기반성과 겸손함에 힘입어 더욱 큰 설득력과 울림을 확보하게 되는 것 같다.
사실 그녀의 소설은 내 취향과는 좀 맞지 않았는데 산문은 기대 이상으로 상큼발랄한데에 깜짝 놀랐다. 연이어 일곱권의 산문집을 붙잡게 된 이유 중의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