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따위 엿이나 먹어라
마루야마 겐지 지음, 김난주 옮김 / 바다출판사 / 2013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인생따위엿이나먹어라 #북스타그램 #책스타그램

아니다. 아픈 건 청춘의 한때가 아니다. 흔들리는 것 역시 한때가 아니다. 그렇게 삶은 얊팍하지 않다. "불안과 주저와 고뇌야말로 살아 있는 증거다." "산 자에게 평온한 장소 따위 존재하지 않는다." 이렇게 하드보일드하고 터프한 말투라니. 게다가 "자유와 고독은 동전의 양면이다." 자유로워지고 고독해져라, 그러지 않고 어떻게 살아 있다고 말하랴.

때론 연극적이거나 오글거린다 싶을 만큼 과하기도 하고, 때론 이렇게 날카롭고 시니컬해서야 반발심만 들고 말겠다 싶기도 하다. 왠지 과장스런 말투와 행동의 일본 시대극같은 걸 보는 느낌이기도 하다. 그래도 그때마다 적절히 중심을 잡아주는 마법같은 말. "인생 따위 엿이나 먹어라." 용기를 불러일으키기 위한 기합소리이기도 하고, 맘대로 못 산 인생에 대한 경계심을 유발할 수도 있겠고, 후회할 꺼리만 잔뜩 남긴 자의 말로를 응축한 말일 수도 있겠고.

다만 그의 뜨거운 말들은 그 열기에 취해 여전히 독단적이거나 독선적이기도 한 뒷맛을 남긴다. 많지만 몇가지만 들어보면-온라인 게임은 국가가 말랑한 인간을 만들어내려는 음모라는 지적은 한국에선 전혀 맞지 않다. 직장인이 되지 말고 자유로운 자영업자가 되는 길도 고려하란 것 역시 너무 나이브하다. 국가나 가족 간의 권력관계에 대한 지적 역시 섬세한 감각으로 잡아냈긴 하지만, 적잖이 선정적이지 싶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생 따위 엿이나 먹으라고 누가 이렇게 호쾌하게 던질 수 있을까. 그 거침없는 독설에서 느끼는 즐거움이 불쾌감이나 부담스러움보다 작지 않다면 쉽게 술술, 재미있게 넘어갈 수 있는 책. 멍청하고 생각이 없으니 그냥 그따위로 그렇게 살다 죽으란 말에서 얻는 쾌감은 다소 도착적일지도 모르지만. 그렇기에 어쩌면 책이라기보단 즉각적인 행동을 독려하는 팜플렛에 가까울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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