쿨하고 와일드한 백일몽 무라카미 하루키 에세이 걸작선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김난주 옮김, 안자이 미즈마루 그림 / 문학동네 / 2012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쿨하고와일드한백일몽 #무라카미하루키 #북스타그램 #책스타그램

하루키를 읽으면 뭔지 모르게 은근슬쩍 낚인 느낌이 들 때가 있다. a는 역시 b라고 생각해요, 그렇지만 b라고 한다면 곤란해지니까 다시금 a는 c라고 하는 게 맞으려나요. 잘 모르겠지만 a는 b여도 좋겠고 c여도 별 상관이 없을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하는군요. 후후. 뭐 이런 식.

똑같은 자리에 서서 아무 움직임이 없었다 해도, 거기에 머무르기까지의 마음이 문제다. 그저 아무 생각없이 고착되어 있을 수도, 혹은 이리저리 앞뒤재고 돌아본 결과 멈춰 있었던 걸 수도 있는 거니깐. 그런 점에서 하루키는 순간순간 쓰잘데기없달 지점까지 멀찍이 나갔다가 돌아오길 반복한다. 파도처럼.

오랜만에 그의 에세이들을 연달아 읽으니 왠지 이전엔 별반 느끼지 못했던 닮은 모습들이나 사고가 여럿 들춰진다. 그건 내 20대를 축성했던 그의 글이 내게 미친 영향인 걸까, 아니면 이 글을 쓰던 당시 그의 나이와 내 나이가 비슷해질 만큼 나도 나이를 먹고 있어서인 걸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