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링 - 제22회 문학동네소설상 수상작
도선우 지음 / 문학동네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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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읽은 책이다. 2016년말 온국민을 기함케한 그 일이 터진 이후로 책이고 영화고, 좀처럼 내키지 않았다. 이따위 세상에 책은 읽어 무엇하나 싶은.

문동소설상을 받은 도선우란 작가, 그는 어쩌면 그런 분노를 오랫동안 응축시켜 왔을지 모른다. 결이 딱 같은 분노는 아니라도 그런 류의, 좀체 납득할 수 없는 부조리와 불공정이 가득한 세상에 대한 분노. 그런 분노에 힘입어 한달음에 쓰여진 것 같은 소설이다. 마찬가지로 한달음에 읽히는 소설이기도 하다.

서사나 문체로 말하자면 사실 뻔한 무협지를 연상케 하는 구석이 많았다. 갑작스런 각성과 그 세계를 평정하는 압도적인 힘, 독보적인 사부의 역할까지. '신묘한' 힘의 '운용' 같이 거푸 출현하는 단어들은 굳이 그런 연상작용을 피할 생각도 없어 보였다.

그럼에도 그 외피를 터뜨려나올 듯 꿈틀거리는 에너지랄까 리듬, 그건 마치 내가 처음으로 스파링할 때의 감각과 같았다. 흥분과 분노와 절망과 무기력함, 그 본능에 떠밀린 느낌. 그 느낌을 세상살이에 대입했을 때 어떤 파도에 부딪히고 고비를 넘나들지, 그때의 내 호흡은 얼마나 가빠질지를 한 불우한 남자의 무협환타지스런 인생에 비긴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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