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데드다루는법 #언데드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곤혹스러운 책이다. 좀비물 중에서 이렇게 여리고 약하기만한 좀비를 다룬 작품이 일찍이 있었던가 싶다. 그 발상의 전환만으로도 뒤집어 되씹어볼 만한 건더기들이 우르르 쏟아진다. 죽은 자가 되돌아왔을 때 이들은 인간으로 대우받아야 할까, 법의 보호와 세금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을까. 죽음은 치유가능한 일종의 질병으로 간주되어야 할까.더 중요하게는, 개개인들이 애써 지우려했던 사랑하는 이가 썩어가는 몸뚱이를 질질 끌며 돌아왔을 때 이걸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대화가 가능하거나 감정 표현이 가능하거나, 그런 것들에 따라 극복해야할 정서적인 장벽의 높이는 제각각일 수 있겠지만 정말 돌아온 게 맞을까.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을 기억하는 건 몸을 통해서일까, 아니면 기억과 감정을 통해서일까. 그리고 죽음은 이별과 상실인 걸까 아니면 다른 무언가일까.곤혹스러운 부분은 더 있다. 책장을 넘기면서 마음이 급해 뒷장을 서둘러 펼쳐 스토리를 확인하곤, 다시 돌아와 문장 하나하나를 되짚곤 했다. 그래야 조금 조바심을 떨구고 여유로운 마음으로 즐길 수 있다 싶을만큼 팽팽하고 긴장감넘치는 책이었다. 어디로 튈지 어떻게 번져나갈지 예기하기 힘든 책, 역시 '렛미인'의 작가다운 흡인력과 필력이 압도적인 느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