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오의 세계화 - 반유대주의의 역사와 재창궐
데니스 맥셰인 지음, 황승구 옮김 / 글항아리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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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오의세계화 #북스타그램 #책스타그램 #antisemitism

특히 유럽에서 새롭게 유대인들에 대한 증오가 팽배하고 있다는 점에서 '신-반-유대주의'라는 단어를 키워드로 삼은 책이라서, 일견 이게 한국엔 어떤 의미가 있을까 싶기도 했다. 애초 이스라엘이란 나라가 생겨나는 데서 주변에 입힌 '원죄'에 더해 미국을 등에 업고 아랍지역에 가하는 지속적인 압박이 있으니만치 감정적으로 팔레스타인에 동정적인 여론이 생기는 것도 어쩔 수 없지 않은가 하고 말이다. 물론 기왕 생겨난 이스라엘이란 나라를 무화시킬 수도 없는 노릇이고 지금 팔레스타인 문제가 오롯이 이스라엘 때문도 아닌 복잡한 문제이긴 하지만.

그런데 생각보다 심각한가보다. 팔레스타인에 대한 동정을 넘어 이스라엘을 소멸시키라거나, 다시금 아우슈비츠를 세우라거나 하는 이야기가 나온단다. 유대인에 대한 차별과 증오가 거침없이 표출되는 와중에 이차대전중 유대인 대학살은 존재하지 않았지만 유대인들이 유리하게 써먹고 있는 레파토리라는 식의 이야기까지 나오기에 이르렀다. 더 나쁜 건, 이스라엘이란 국가에 대한 반감과 이스라엘인, 유대인, 유대계 자국인에 대한 반감이 마구 뒤섞이고 있다는 것. 유대계라는 이유만으로 전세계-혹은 유럽과 미국-에서 증오의 대상이 되고 이스라엘에 대한 정견과 반성의 마음을 고해성사하듯 밝혀야 하는 상황이라니.

이쯤 되어 오버랩되는 장면들이 두어개 생겼다. 민족과 국가의 꼬리표만으로 피아 식별을 하는 건 우리도 익숙한 바다. 그로 인해 기본적인 역사적 사실을 부정하거나 사실에 대한 인정투쟁을 희화화하는 식으로 받아넘기는 식, 그들 전체를 덩어리로 묶은 채 통째로 반감을 키우는 식의 악순환은 곳곳에서 계속되어 왔다. 일본과의 관계, 북한과의 관계, 혹은 일부 세력이 가진 시각에서 미국과의 관계일 수도 있겠고, 심지어 80년 광주같은 역사적 사건을 두고 급속히 첨예해진 남-남 갈등에 대입해 볼 수도 있겠다. 그 모든 것들에 보수주의 철학자 버크의 지적은 꽤나 유효한 나침반일 테다. 더불어 이야기할 수 있는 공통의 언어와 원칙. 공통의 기반을 찾아 넓혀나가려는 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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