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인간 #책스타그램 #봄날의책나쓰메 소세키에서 미야자와 겐지, 다자이 오사무 같은 알만한 작가들 외에도 총 25명의 대표적인 현대 일본작가들의 산문이 엮인 책이다. 관동대지진에서 태평양전쟁, 히로시마 피폭에 이은 패전후 일본의 모습까지 병풍처럼 늘어선 곳에, 제각기의 삶과 글을 써내리던 이들이 간단한 연보와 함께 비석처럼 촘촘히 자리잡았다.제법 재기발랄하고 익살스런 소세키의 문체는 어쩌면 탈아입구의 선진대열로 매진하던 20세기 초 일본의 분위기와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을지 모른다. 그리고 차츰 어둡고 무거워지다가 끝내 삶의 허무와 염세에 빠져드는 그 이후 작가들의 문체 역시, 개인과 예술이 어디까지 사회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지 진부한 물음을 되새기게 한다. 아무리 밝은 소재여도, 아무리 긍정적이려 해도 배어나는 짙은 회한. 마치 불투명수채화의 찐득하고 텁텁한 뒷맛같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