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 산책 (봄꽃 에디션 한정 판매) - 식물세밀화가가 식물을 보는 방법
이소영 지음 / 글항아리 / 2018년 4월
평점 :
품절


영국제 포트메리온 접시엔 왜 그렇게도 식물이 많이 그려져 있는지 궁금했더랬다. 게다가 요새 유행처럼 번지는 실내 장식그림엔 또 왜 그렇게도 풀떼기가 많이 그려져 있는지. 내눈엔 딱히 이쁘지도 않고 맥락없던 그림들이었다. 그런 그림들은 다소 상품화되긴 했다지만 기본적으로 식물세밀화에서 뻗어나간 것들이란다.

사진이나 영상이 주가 된 요즘 세상에도 여전히 식물 연구에 있어서 그림으로 된 묘사가 필요하단 사실은 다소 충격적이기도, 또 다소 유쾌하기도 했다. 개체 단위의 특이성이나 개성을 지우고 종 단위의 보편성, 일반성을 확보하는 게 필요한 작업이란 얘기다. 게다가, 씨앗에서부터 자라나 열매에 이르는 오랜 과정을 한장에 담기 위해서도 그림이 우월한 영역이 있었다.

영국이나 일본이 오랜 역사를 가진 식물애호국임을 알게 되고, 수백년이 넘은 아름드리 나무가 즐비한 정원이나 수목원을 갖고 있다는 걸 알게 된 것이 이 책의 또다른 덕목. 저자를 따라 알게 된 양치식물이니 공중식물이니, 소담한 자생식물들을 찾아보며 걷고 싶은 곳들이 생겼다. 그리고 두리안을 그린 세밀화를 갖고 싶어졌다. 두리안의 전생애를 포착하고 대표적인 특성을 잘 드러낸 세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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