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살았던 기간보다 해외에서 장기체류한 기간이 훨씬 길지 않을까 싶은 작가 하루키. 여행을 소재로 한 에세이도 많고 본격 여행기도 많지만, 스코틀랜드의 아일레이섬과 아일랜드를 여행한 두 편의 에세이를 사진과 함께 담은 이 책은 각별하다. (특히 싱글몰트와 흑맥주를 사랑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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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원제대로 '만일 우리의 언어가 위스키라면', 굳이 구구하게 말로 떠들 일이 아니라 잠자코 술잔에 보모어던 아드벡이던 라프로익이던 아일레이 싱글몰트를 넘치게 따르고 넘겨주면 끝날 일이다. 그렇지만 또 그것도 아닌 게, 역시 그 뒤에 숨은 풍경과 스토리를 직접 겪어보고 싶어진다. 아일레이에, 그리고 또 스코틀랜드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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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 보면 아직 내 술잔에는 풍경이 부족하다. 꼭 원산지를 찾아가고 술이 빚어지는 모습을 눈에 담는 게 전부는 아니라지만, 아무래도 더블린을 다녀오고 난 후 기네스 흑맥주의 거품과 향에는 곱절은 더 풍미가 배었다. 나파랑 소노마밸리를 다녀온 후라거나, 남프랑스를 다녀온 이후의 와인도 그랬구나. 위스키를 더 맛있게 먹어야 할 텐데 아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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