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치와 리틀B - 다리가 셋인 개 하치와 희귀병 소년의 감동적인 우정
웬디 홀든 지음, 이윤혜 옮김 / 예문 / 2014년 10월
평점 :
절판


인생을 살아가면서 ‘기적’이란 텔레비전이나 책에서 볼 수 있는, 나와는 거리가 먼 그런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아이를 낳고 보니 기적이란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세상에 이렇게 맹목적으로 나를 사랑해주는 사람이 있을까요?

임신을 하고 막상 아이를 낳았을 때도 몰랐던 감정을 요즘 느끼고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기적이구나!

나와 닮은 아이, 내 가족과 닮은 아이.

내가 사랑하는 아이, 나를 사랑하는 아이.

건강하게 태어나 준 것만으로도 감사함을 느끼게 해주는 아이.

자신의 옆에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고마워하는 아이.

아이를 키우면서 고단하고 힘들기도 하지만 요즘처럼 삶의 고마움을 느꼈던 적이 있었나 싶기도 합니다.

이런 기적을 저만 느낀 게 아니었나 봅니다. 삶 속에서 조금은 특별한 기적을 만든 한 소년과 강아지의 기적이 <하치와 리틀 B>라는 책으로 제 앞에 나타났습니다.

희귀병 희귀병 하지만 리틀 B가 앓는 병은 정말 희귀한가 봅니다. 전 세계에서 서른 명만이 앓고 있다고 하니 당연히 약도 없겠다 싶은 생각이 들고 무엇보다 소년의 건강이 걱정스러웠습니다. 그런데 그런 소년 앞에 나타난, 인간의 학대에 의해 다리와 꼬리를 잃은 덩치가 큰 강아지 하치의 생존 이야기는 저와 같은 사람이 저지른 일에 치가 떨려 부끄러운 마음을 가지고 읽어야 했습니다.

이야기의 주인공이 아니라 전문 작가 웬디 홀든이 써서 그런지 보통 이런 책들을 보며 아쉬웠던 점이 보이지 않아 좋았습니다. 하치의 사고 전후 과정을 자세한 자료수집과 인터뷰로 담았고 하치와 리틀B의 이야기를 객관적으로 다룰 때와 주관적으로 다룰 때를 아주 절묘하게 분류하여 이야기의 감동은 감동대로 느끼고, 하치와 소년의 이야기에 대한 과거와 현재를 충분히 담아 마치 그들과 오랜 시간을 함께 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또한 이 책의 남다른 점은 소년보다 하치에게 초점을 두었다는 것입니다. 덩치가 큰 종류의 강아지지만 같은 품종의 다른 개들과 다른 성격에 특별한 눈, 특별한 감성을 지닌 존재로 독자들에게도 특별하게 다가오는 것이 하치와 만난 수많은 사람들의 느낌을 같이 느껴봤습니다. 그리고 리틀 B의 이야기를 억지스럽게 과장하지도 않고 담백하게 담아 오히려 하치와 소년의 이야기가 더 깊은 여운으로 멀리 퍼지는 느낌이 들어 아주 좋았습니다.

우리 아가들이 크면 이 책을 가장 먼저 읽어줘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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