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만 있어줘
조창인 지음 / 밝은세상 / 2012년 11월
평점 :
품절


<내가 너에게 살아갈 이유가 되어주고 싶어>

 

“내가 오늘 헛되이 보낸 오늘은 어제 죽어간 이들이 그토록 살고 싶어 했던 내일이다.”

내가 삶을 살아가는데 이정표가 되는 이 문구는 조창인 작가의 전작 <가시고기>에서 만났다. 그의 감성이 좋았고, 그의 작품이 좋았다. 그래서 또다시 같은 작가의 작품 <살아만 있어줘>를 찾았다. 역시나 작가 특유의 감성이 그대로 담겨있다. 그런데 이번 작품에서는 자살이라는 테마가 부각이 되었다. 저 밑바닥에 있는 감성을 끌어올려야 하니 작가는 언제나 죽음을 꺼내든다. 죽음을 통해 등장인물들의 상황을 극단으로 몰고 가며 독자의 눈물샘을 자극했던 작가는 이번에는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자살’을 표면으로 내세웠다. 그리고 ‘사랑’을 이야기한다.

은재와 인희는 학창시절 풍랑으로 인해 아버지를 여읜다. 최악의 상황은 은재를 극단의 선택을 결정하게 했고 결정적인 순간 인희로 인해 목숨을 건진다.

“내가 너에게 살아갈 이유가 되어주고 싶어.”

라는 인희의 말은 은재가 살아가는 이유 자체가 되었고 두 사람을 서로 연결하는 운명은 곧 사랑이 되었다. 그러나 독자들이 예상하듯이 둘의 사랑은 어긋난다.

10대 청소년 강해나는 자살하기 위해 친구(?)와 더불어 다리에서 떨어진다. 그러나 본능에 의해 목숨을 건졌다. 아빠(기호, 은재와 인희의 친구)도 엄마(인희)도 없는 세상에 고아로 살아가는 해나에게 세상은 시시할 뿐이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난 이상한 아저씨가 자꾸 마음에 걸린다.

죽음을 앞둔 은재와 죽으려는 해나. 그 둘의 이야기가 담긴 <살아만 있어줘>.

 

“사랑이 절망으로 죽어 간다면 세상 전부에게 외면당해서가 아니라 손 잡아줄 단 한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본문 p333)

 

OECD 국가 중 청소년 자살율 최고, 전체 자살율도 상위를 차지하는 대한민국.

사회적인 제도도 중요하지만 갈수록 메말라져가는 정(情), 무관심, 개인주의는 세계화, 글로벌화에 따른 부작용으로 치부하기엔 큰 문제다.

여기에 작가 조창인은 그만의 특유의 감성으로 자살을 표면으로 내세우며 사랑, 가족, 삶에 대해 폭넓은 이야기를 꺼낸다.

<살아만 있어줘>는

은재, 인희, 기호의 사랑,

미주, 수애의 자살,

그리고 은재와 해나의 만남, 사랑, 용서…,

독자가 생각하는 만큼, 독자가 상상하는 만큼의 이야기를 꺼내고

독자가 생각하는 이상, 독자가 상상하는 그 이상의 감동 또 무엇을 선사한다.

작가 조창인이 언제나 그랬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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