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 : 사랑의 시작을 위한 서른아홉 개의 판타지 - 이제하 판타스틱 미니픽션집
이제하 지음 / 달봄 / 2012년 10월
평점 :
품절


사랑을 위한 서른아홉 개의 판타지라고 내걸고 세상에 나온 <코>.

작가의 이력을 보는데 놀랐다. 왠지 모르겠지만 신세대 작가의 사랑에 대한 다양한 시선을 담은 책이라 여겼다. 그런데 연륜이 가득 느껴지는 세월, 화려한 경력 등 소설 <코>는 놀라움으로 일단 나를 반겼다.

첫 번째 이야기 ‘코’를 접하며 작가의 젊은 감각을 보았다. 그리곤 작가의 출생연도가 잘못 인쇄된 것이 아닐까 의심했다. 그러나 문장에서 느껴지는 포스, 이어지는 이야기들에서 보여주는 연륜은 나의 마음을 들었다 놨다 반복시킨다.

젊은 작가의 감성과 연륜을 동시에 갖고 있으면서 기발한 상상으로 서른아홉 개의 이야기를 펼쳐 놓은 작가 이 제하. 그런데 이것이 어찌 사랑에 대한 판타지라는 것인지 언뜻 이해가 되지 않았다. 사랑하면 일단 남녀 간의 사랑이나 부모 자식 간의 사랑, 뭐 그렇게 떠오르는 것이 일반 사람들의 심리 아닐까. 그런데 ‘곰의 나라’에서 들려주는 이야기는 사랑이 먼저 느껴지기 보다는 풍자, 해학이란 단어가 떠오른다. 물론 곰을 그렇게 훈련시키는 것 자체가 그 밑바탕에 사랑이 깔려야하겠지만. 이어지는 이야기 ‘새’는 더욱 그렇다. ‘퍽’ 하는 소리에 눈살이 찌푸려지는 이야기에 어디 사랑을 끼워 넣어야 할까?

작가의 생각이었든 출판사의 생각이었든 ‘사랑’이란 주제를 기대했던 나로서는 좀 여러 가지로 당황스러웠던 책 <코>. 그러나 일단 그런 선입견을 과감히 포기한 채 다시금 읽어보는 소설 <코>는 전혀 새로운 이야기를 내 앞에 내려놓는다.

 

이 책을 감상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다. 차례대로 읽어도 되고, 목차를 보고 마음에 드는 이야기부터 읽어도 무방하다. 중요한 것은 그 안에 담긴 작가의 사상이다. 어떤 작품은 도대체 이 이야기로 작가가 내게 들려주려고 하는 것이 무엇인가 고개를 갸웃거리게 되는 것도 있지만 어떤 것은 작가의 연륜만큼 기발한 풍자와 해학이 담긴 글을 접하기도 하며, 또 어떤 것은 신세대 감각이 느껴지는 듯 상큼하기도 하다. 도대체 왜 나는 아직까지 이 작가의 작품을 읽어보지 않았던 것일까!

이름마저 생소하게 느껴지는 것은 도대체 왜 일까!

그건 아무래도 내가 막 독서를 제대로 시작한 시기와 작가의 활동시기가 맞지 않아서일 것이다. 처음에 시, 에세이, 추리소설, 의학소설 등 장르별 편중이 심했던 기간을 지나고 어느 한 작가에 꽂혀 편식이 심했던 독서의 기간 등을 두루 다 지나서 다독을 하게 된 시기는 2000년이 되어서다.

뒤늦게 만난 작가와 나의 인연.

이제 그 인연을 시작하며 그의 전작들을 검색해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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