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과 감동으로 동시에 전율하게 만드는 책

개와 영혼이 뒤바뀐 여자
엘사 왓슨 지음, 황금진 옮김 / 레드박스 / 2012년 8월

제니카 셸던은 마드로나라는 작은 마을에 산다. 마드로나는 ‘우핀스톡(개가 크게 짖는 소리)’이라는 애견 축제를 매년 개최하는 마을로 관광객들이 찾는 곳이다. 이곳에서 제니카 셸던은 친구 캐리와 카페를 경영한다. 그러나 작년 우핀스톡 기간에 제니카는 엄청난 실수를 저질렀고 그로 인해 카페는 경영난을 겪고 있다. 이번 우핀스톡 기간에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 축제위원장까지 맡은 제니카, 그러나 그녀에게는 남들에게 알릴 수 없는 비밀이 있다. 그녀는 사실 ‘개 공포증’을 앓고 있는 것이다. 이런 그녀가 과연 이번 축제 기간을 잘 넘기고 재기를 할 수 있을까?

소설 <개와 영혼이 뒤바뀐 여자>는 오래 전에 본 영화 ‘체인지’를 생각나게 하는 작품이다. 영화에서는 남녀학생이 서로 뒤바뀌어 웃음을 주었는데 소설에서는 개 공포증 환자 제니카 셸던과 자뻑 강아지 조에가 영혼이 뒤바뀌는 것이다. 반면에 번개에 의한 영혼 교체라는 점은 둘 다 같다. 남녀가 바뀌는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한 영화의 에피소드와 달리 소설에서는 사람과 동물이 뒤바뀌어 대화에서부터 삶의 방법까지 전혀 공유할 수 없는 종족으로의 변신을 다룸으로써 전혀 예측할 수 없는 웃음을 독자에게 선사한다. 우핀스톡 기간에 목적은 서로 다르지만 함께 참가한 애견 주인동반 미인대회, 민첩성 대회, 복종 대회에서의 모습은 즐거움과 함께 둘이 가까워지는 계기를 제공한다. 반면에 인간이 된 조에가 벌이는 행동은 모두가 제니카를 기절 직전까지 몰고 간다. 특히 오랫동안 짝사랑했던 훈남 맥스가 제니카를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만 제니카의 모습을 하고 있는 조에가 뭇남성들에게 웃음을 던지고(물론 집으로 가기위해 차를 얻어 타려는 이유였을 뿐이지만, 제니카는 사정을 알지 못했다.) 해고된 주방장 가이를 집으로 초대할 때는 심장이 조마조마했다. 그러나 서열정리로 모든 것을 받아들인 조에의 행동은 가이가 오히려 불쌍하게 보일 지경이었다. 물론 가이는 그 일로 제니카를 변태라고 생각하게 되겠지만 말이다.

주인에게 버림받은 것도 모른 채 집으로 돌아가고픈 조에, 역시 엄마에게 버림받아 홀로 성장한 제니카는 결국 같은 아픔을 가진 채 어쩌면 평생 뒤바뀐 모습으로 살아야하는 상황에서 진정한 가족으로 서로를 받아들인다.

<개와 영혼이 뒤바뀐 여자>는 웃음을 전반에 내세웠지만 감동으로 기억되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