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박성신 지음 / 예담 / 2012년 7월
평점 :
품절


“가족이란 무엇일까?”

소설 <30년>을 읽고 난 후, 가족의 의미에 대해 깊은 고찰을 하는 계기가 되었다.

나의 부모님은 한국전쟁이 발발하기 전에 태어나셨다. 게다가 4·3 사태를 겪으면서 두 분 다 아버님을 여의시고 홀어머님 밑에서 자라셨다. 그 당시 대다수가 그랬듯 넉넉하지 못한 환경에서 자라셨고 가난한 두 남녀가 만나 더욱 가난한 시절을 보내셨다. 지금은 자수성가하셔서 웃으시면서 그 시절을 이야기하시지만, 넉넉지 못한 살림에 마음마저 피폐했던 시절을 보내셨다.

그럼에도 다행스럽게 가정은 유지되었고, 지금도 부부라는 이름으로 오순도순 인생의 말년을 보내고 계신다. 그 옛날 그랬듯이 지금도 서로 투닥거리시고, 삐지곤 하지시만 그 안에 서로에 대한 깊은 애정이 느껴지곤 한다.

결혼을 하면서 이혼을 생각하는 사람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치 못할 사정으로 많은 사람들이 이혼을 하고 그 안에서 상처를 안은 아이들이 매년 늘어나고 있다. 누구의 잘못도 아니라고 말하기에는 상처받은 사람들이 너무나 많은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

소설 <30년>은 이렇게 자의든 타의든 가정이라는 울타리를 벗어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리고 그들이 갈망하는 ‘가족’의 모습을 그린다. 어릴 적 고아원에서 자란 소년(강대도)이 힘들게 엄마를 찾아가지만 오히려 외면당하면서 ‘살인’을 저지르게 된다. 그리고 그런 상처를 안긴 이들을 무차별적으로 살해한다. 어느 덧 엄마를 그리던 소년은 연쇄살인마가 된 것이다. 그러나 순수한 ‘복순’을 만나면서 그는 살인을 멈춘다. 하지만 그의 인생이 언제나 어긋났듯이 어느 날 갑자기 괴한들에게 복순이 살해당하는 것을 본 그는 다시 드라이버를 들고 ‘드라이버 연쇄 살인마’의 모습을 드러낸다. 하지만 이 사건을 우연히 목격한 신창수를 발견하게 되고, 얼떨결에 그의 인생을 대신하여 산다. 이제 그 앞에 나타난 것은 ‘아들’과 그의 가족들. 그들과 함께 하면서 가족의 울타리를 느끼게 되고, 그 울타리를 지키기 위해 다시 드라이버를 꺼내드는데….

 

어린 시절 버려진 강 대도, 신 민재.

그 둘이 만나 가족을 이뤘다. 둘 다 그들이 꿈꾸는 가족의 모습을 이루려 노력했지만 결국 그들은 뼈아픈 상처만을 입는다.

그들이 꿈꾸는 가족이란 무엇일까?

사람은 자신이 지금 갖고 있는 것에 만족하지 못하고, 언제나 갖고 있지 못한 것을 갈망한다. 그래서 우리는 일상의 소중한 것을 자주 잊곤 한다. 이 소설이 건네는 ‘가족’에 대한 열망은 어찌 보면 그동안 우리가 잠시 잊었던 것을 되새기는 그런 기회를 준다. 가족이란 서로 빈틈을 보여도, 때론 귀찮게 해도, 언제나 내 곁에 남을 소중한 울타리라는 것을 아는 것만으로도 우린 정말 행복하지 아니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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