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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사랑은 - 사랑에 관한 짧은 노래
황주리 지음 / 예담 / 2012년 6월
평점 :
화가 황 주리의 그림을 곁들인 소설 <그리고 사랑은>.
사랑에 관한 짧은 노래
키위 새가 난다
짜장면에 관한 명상
빨간 입술
그녀의 마지막 남자
스틸라이프
네 인생의 청문회
그대와 함께 춤을
나 하나의 사랑
총 아홉 개의 단편 같은 사랑 이야기가 담긴 <그리고 사랑은>.
질리도록 질린 사랑이야기가 다양하게 펼쳐지지만 작가 황 주리는 독자에게 친절하지 않다. 그리고 자신에게도.
‘영원한 사랑을 약속했다. 영원이란 얼마나 아름다운 말인가? 영원 따위 없어도 아무 상관없었다.’(p21)
영원도 사랑도 작가 황 주리는 결코 쉽게 내어주지 않는다. 결말 없는 이야기, 사랑은 언제나 시작되고, 끝이 나고 또 시작될 뿐임을 작가는 아홉 개의 이야기를 통해 독자에게 보여준다.
또한 상식을 벗어나려는, 평범함을 못 견디는 듯, 작가는 아홉 개의 모든 이야기에 어느 하나 쉬운 사랑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그리고 결론도 없다. 처음에 이런 부분 때문에 당혹스러웠다. 주인공 남자와 여자가 또 다시 만나게 되는 것인가, 마음 졸이며 다음 페이지를 넘기는데 이야기가 끝나버렸다. 아무리 앞뒤를 살펴봐도 그 이상의 이야기는 없었다. 허무하나 당황스럽고 한동안 멍한 채 그 다음 이야기를 읽지 못했다.
사랑의 끝은 이별인가, 결혼인가!
영원히 해결되지 못할 이 문제에 대한 답을 작가는 ‘미제’로 남겼다. 얽히고설킨 사랑의 실타래에서 이야기 속 인물들이 어떤 결론을 내릴 지 독자도 작가도 알지 못한 채 이야기는 끝나버린다. ‘키위 새가 난다’에서 키위 새에서 번지점프까지 소재에 이야기를 얹히는 작가의 절묘함도 보이지만 대다수의 이야기는 결론 없는 사건의 나열이 있을 뿐이다. 막상 결론을 내려야하는 것은 독자에게 넘어왔다. 이런 새로운 시도는 생소하다. 그리고 어색함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첫 이야기 ‘그리고 사랑은’이 끝나고 남은 아쉬움에 다음 이야기에서 등장인물이 겹치거나 뭔가 더 있을 거라는 기대를 끝내 버리지 못한 내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은 독자들도 있을 것이다. 게다가 작가가 중간 중간에 삽입한 그림이 이야기를 쉽게 해설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또 하나의 이야기를 찾아야 하는 과제다. 그런 과정에서 어느 것 하나 녹녹한 것이 없는 것이 바로 작가 황 주리의 그림소설 <그리고 사랑은>이다.
그리고 마지막 장을 채워야 할 것은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의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