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리얼 푸드 - 갓 구운 베이글처럼 고소한, 노릇한 오믈렛처럼 부드러운
박혜정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2년 5월
평점 :
품절


 

지난 이탈리아 여행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내 미각을 자극했던 에스프레소 커피와 빵이었다. 다시 그 곳을 방문하지 않는 이상은 결코 맛볼 수 없는 맛. 다른 지방에서도 빵을 사 먹어봤지만 숙소 바로 앞에 있는 커피숍에서의 맛은 나지 않았다. 여행을 다니면 가장 그 곳을 느낄 수 있는 음식을 먹는 것이 나의 첫 바램이다. 구경은 인터넷을 통해서도 충분히 볼 수 있지만 맛은 결코 인터넷을 통해 볼 수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래서 나는 언제나 미식 여행을 꿈꾼다. 그런 점에서 뉴욕 리얼 푸드는 독자를 가장 힘들게 하는 책이고 저자 박 혜정은 무척이나 얄미운(?) 사람이다. 내가 가보지 못한 뉴욕을 실컷 즐기는데다, 내가 좋아하는 비와 재즈를 즐기며 아침을 카페 ‘클루니’(P81~87)에서 먹고 점심은 ‘그로타 아주라’(P112~119)에서 먹는 경험을 한 그녀이니 나의 이런 질투는 당연한 것이다. 게다가

‘마시멜로를 건져, 그냥 둬?’

핫 초콜릿을 받아들고 매번 이런 고민을 한다는 저자의 행복한 고민이 너무나 부럽고, ‘한입 쪽 빨고, 얼른 빼자!’ 라는 결론은 더더욱 부러울 따름이다.

먼저 후루룩 살펴 본 사진만으로도 입 안 가득 침을 고이게 하는 <뉴욕 리얼 푸드>는 총 7장으로 구성되어있다. 먹거리와 쇼핑, 문화를 총망라하여 다뤘다.

 

1장 한 발짝 내딛는 발걸음에 설렘 가득한 New York Magazine.

실제로 뉴욕여행을 계획하는 사람에게 실용적인 정보가 수록되어있다. 꼭 가봐야 할 16곳을 안내하고, 사소하지만 중요한 에티켓에선 주문부터 팁까지 상세히 설명한다. 세계 뮤지컬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브로드웨이와 월별 축제는 덤이다.

2장 세계의 맛과 만나는 두근두근 Brunch & Lunch.

이 장은 개인적으로 가장 눈에 들어오는 레스토랑들이 많이 있는 부분이다. 식전이라면 과감히 건너뛰길 추천한다. 우크라이나 음식에서 최대 이탈리아 마켓 이탈리, 100년 전통의 그로타 아주라까지 다양한 레스토랑이 소개되어 있다.

3장 자꾸만 손이 가는 달콤 상큼 Munchies & Street Food.

3장은 뉴욕의 길거리 음식 문화를 저렴하게 느낄 수 있는 장이다. 다양한 매체를 통해 자동차에서 음식을 파는 것을 봤었는데 우리나라와는 달리 뉴욕 특유의 아름다움이 느껴지는 자동차들의 남다른 모습이 매력적이다. 오렌지색 머드 트럭은 그 중에서 단연 눈에 띈다.

4장 한 입 가득 담백하고 사랑스러운 Bakery & Burger.

빵을 좋아하는 이들에게 가장 곤혹스러운 장이다. 눈만 호강하고 배는 고픈 힘든 장이다. 섹스 앤 더 시티를 애청했던 사람으로서 주인공 캐리가 먹는 ‘매그놀리아 베이커리’의 맛을 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싶다.

 

5장 나른한 오후를 감싸는 쌉싸래한 향기 Coffee & Book Cafe.

한국에서도 카페를 자주 찾는 나로서는 뉴욕 카페를 엿보는 장이다. 개인적으로 이탈리아에서 에스프레소와 더불어 빵, 쵸코렛을 즐겼는데, 뉴욕에서도 꼭 즐기고픈 곳이다.

6장 하루의 먼지를 툭툭 털어 줄 로맨틱 Dinner.

2010년에 오픈한 링컨 레스토랑에서 새우 음식으로 유명한 타임 스퀘어에 위치한 ‘부바 검프’, 멕시칸 윙을 즐길 수 있는 ‘댈러스 BBQ’, 보기만 해도 흐믓한 바닷가재 요리를 즐길 수 있는 ‘더 로브스터 플레이스’, 뉴욕의 3대 피자인 ‘존스 피제리아’, ‘롬바르디스 피자’, ‘그리말디스 피자’…. 뉴욕 여행을 꿈꾸기 전에 이 장을 읽는 내내 입에 고이는 침을 해결하는 것이 가장 급선무인 듯싶다.

7장 양손 가득 마음까지 뿌듯한 Ta-Go.

텔레비전에서만 봤던 타코 트럭이 가장 먼저 반긴다. 30초만에 나온 뚱뚱한 부리토 ‘치폴레’는 보기만 해도 먹음직스럽다. 그런데 요 녀석이 1993년 아이스크림 가게 구석에서 시작되었다니 놀랍다. 양식을 먹을 때면 그 무엇보다 신경 쓰는 수프. 그 수프를 전면에 내세운 ‘디 오리지널 수프 맨’은 꼭 가보고 싶은 곳이다. 그리고 뒤이어 소개되는 마켓들은 역시나 이채롭다. 지난 이탈리아 여행에서도 마켓을 가봤는데 수산물 코너에 폴리스라인처럼 선을 그어 놓은 것하며 색다른 저울이 그 어떤 관광명소보다 신기했던 기억이 있기에 뉴욕의 마켓도 덩달아 궁금해진다.

 

 

배고픈 이들에게 가장 얄미운 책인 <뉴욕 리얼 푸드>.

얄미울 만큼 먹음직스러운 사진에 다양한 메뉴들이 독자들의 눈을 홀리고, 저자의 글은 독자들을 바로 뉴욕의 거리로 안내한다. 뉴욕에서 다양한 사람들과 다양한 문화, 다양한 음식을 즐기는 ‘한여름 밤의 꿈’같은 추억이 어느 덧 독자의 가슴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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