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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울 비치 - 상처 받은 영혼들의 파라다이스
케이트 해리슨 지음, 이영아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2년 3월
평점 :
절판

어떤 장르의 작품이든 언제나 신선한 소재를 갈망한다. 그래서 어느 시대의 작가든 그보다 이른 시대의 작가들을 부러워한다. 그들이 이미 모든 것을 써버렸기에 더 이상 새로운 소재는 없다고 한탄을 한다. 그러나 어느 시대에든 훌륭한 작가는 등장하고, 놀라운 작품 또한 새롭게 등장한다. 언제나 ‘새로움’을 갈망하지만 그것이 정답은 아니다. 다양한 장르에서 계속적으로, 반복적으로 다루는 소재를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본 작품 또한 신선하기 때문이다. 시대를 아울러 반복적으로 다루는 소재라 하면 ‘사랑(이별)’이다. 노래, 영화, 연극, 뮤지컬, 소설 등을 모두 아울러 가장 자주 등장하는 소재이다. 모든 인간이 태어나 한 번쯤은 누구나 겪어야 하는 것이기에 만고불변의 소재인 셈이다. 그러나 모든 인간이 태어나 꼭 한 번은 겪어야 하는 것이 있다. 바로 ‘죽음’이다. 이 소재 역시 다양한 작품에서 계속 다루어지는 소재이다. 그렇기에 더 이상 새롭다고 느끼기에는 어려운 소재이다. 그러나 언제나 새롭게 바라보는 시각은 존재한다. 그런 시각으로 ‘죽음’을 새롭게 다룬 케이트 해리슨의 <소울비치>는 그런 의미에서 새롭다고, 신선하다고 말할 수 있다.
앨리스의 언니는 리얼TV쇼 여주인공에서 피살자가 되었다. 그리고 몇 달이 지난 후 메기가 살해된 날 보낸 메일이 몇 달 만에 앨리스에게 온다. 미친 놈의 장난이라 치부했지만 메기가 앨리스를 소울비치로 초대하고 앨리스가 응하면서 이미 죽은 언니 메기를 만나게 된다. 소설 중간중간 살인자의 글이 뜨고 앨리스를 중심으로 이야기는 펼쳐진다. 천국도 지옥도 아닌, 그렇다고 중간계도 아닌 소울비치는 죽음의 비밀을 간직한 젊은 세대들이 가장 아름다운 모습으로 존재하는 곳이다. 그런 곳에서 ‘영원’일지도 모르는 시간을 견뎌야 하는 언니와 많은 게스트들은 점점 한계를 드러낸다. 이것은 앨리스가 의도하지 않게 영웅 노릇을 해야 하는 이유가 된다. 또한 메기를 살해한 살인자를 찾아야 함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러나 소설은 독자가 의도한 방향대로 결말을 맺지 않는다. 가장 아쉬운 부분이자 가장 의문스러운 부분이다. 작가 케이트 해리슨의 의도는 무엇일까? 살인자의 정체도 큰 사건의 해결도 의문부호를 남기고 마지막 장을 끝낸 의도는 무엇이란 말인가. 이 의문에는 케이트 해리슨이 ‘영어덜트 소설 3부작’이란 문구가 답을 해준다.
아직 <소울비치>는 끝나지 않은 것이다. 케이트가 보여줄 이야기는 이제 시작이다. 예전에 영화관에서 ‘반지의 제왕’ 1편을 보고 ‘이야기가 시작하려니 끝?’이라는 의문에 실망했던 기억이 난다. 그러나 2편과 3편을 다 보고 실망하지 않은 기억을 갖고 있는 나로서는 케이트의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진다. 2편과 3편을 모두 읽고 케이트의 소설이 졸작인지 명작인지 판단해도 늦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