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을 파하라 - 대한민국 No.1 크리에이터의 파격적인 창의창조론
송창의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1년 9월
평점 :
품절



 

나는 지극히 평범한 학생이었다. 우등생도 아니고 문제아도 아닌 그렇고 그런 변방에 있는 아이 중에 한 명이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다른 사람의 이목을 끌기를 좋아했던 것 같다. 소풍날이면 반대표로 나가 춤을 추고 수학 좀 하는구나 하는 말에 수학경시대회도 나가고 웅변이 뭔지도 모르면서 원고도 스스로 써서 대회에 나갔으니 말이다. 하지만 항상 2% 부족했다.

대학생이 되어 동아리라는 것을 접하면서 하고 싶은 것이 딱히 없었던 내가 가입한 곳은 연극동아리였다. 과선배들이 안내해줬던 곳도 아니고 그냥 친구랑 동아리방을 여기저기 기웃거리다가 분위기가 좋아서 가입한 곳이었다. 연극이 뭔지도 모르면서 가입해 놓고 첫 무대를 마치고 나만의 작품을 썼고, 일 년 후 그 작품을 연출하면서 나는 연극대본, 희곡을 쓰기 시작했다. 당시에는 한 작품을 쓰는 것이 그리 어렵지 않았다. 구상에서 집필까지 2~3일이면 한 작품이 후딱 만들어지곤 했다. 일단 자판을 두드리기 시작하면 마침표를 치기까지 쉬지 않고 밤샘 작업을 하는 시기였고, 탈고를 하고 나면 전체를 다시 손보지 않는 이상 수정도 하지 않았던 시기였다. 하지만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을 다니고, 시간을 훌쩍 지나 희곡을 쓰기 시작한 것이 벌써 20여년이 다 되어간다.

그런데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작품을 구상하고 마무리하기까지 시간은 나날이 늘고, 쓸수록 어려워지고 타성에 적은 듯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그런 차에 눈에 들어온 책이 송 창의씨가 쓴 <격을 파하라>다.

솔직히 말하면 표지도 그렇게 눈에 들어오지 않고, 그렇고 그런 자기 계발도서라고 생각해서 관심이 가지 않았다. 그런데 출판사가‘랜덤하우스!’

책을 읽다보면 좋은 작품을 접하게 되고 그 작가와 출판사에 관심이 가게 된다. 그러면서 자주 접하게 되다보면 이름까지 자연스럽게 각인되다. 랜덤하우스는 그렇게 기억하고 있는 출판사 중 하나였다. 그래서 책 소개와 작가 이력을 열심히 뒤적였다. 작가는 내가 즐겁게 봤던 프로그램의 연출자로 지금은 자리 잡은 새로운 형식들을 먼저 시작한 신선함으로 똘똘 뭉친 사람이었다. 때마침 내게 필요한 신선한 충격을 온 몸으로 분출하고 지금까지 그런 삶의 철학으로 살아온 작가이기에 그의 이야기를 듣고 싶었다.

송창의식 <격을 파하라>는 간단명료하다. 짧은 페이지 수가 말해주듯이 내용이 부실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시트콤에 대한 우리의 첫 판단이 틀렸듯이 그 생각 역시 틀렸다는 것을 알게 된다. 다른 성공인들의 책들에서 보여주는 시시콜콜한 어린 시절이야기를 과감히 빼면서 분량을 줄인 대신 송창의가 말하고 싶은 엑기스만을 보여준다. 그렇다고 그가 일선에서 경험한 에피소드마저 빼버리진 않았다.


송창의가 말하는 것은 차례나 책 뒤표지에 나온 것이 핵심이다.


1. 가보지 않으면 무엇이 있는지 알 수 없다.

- 창의는 습관이다.

- 빨리 가기보다는 멀리 보라. (‘누군가가 이미 한 것은 절대 하지 않는다.’는 방송가에서는 흔하디 흔한 ‘베끼기’를 버린 작가의 옹고집적인 발상, 그리고 그의 끝없는 노력에 찬사를 보내고 싶었다.)

-관점을 바꾸는 것만으로도 새로움을 발견할 수 있다.


2. 사랑하라, 가슴 뜨거워지리라.

-사소함 속의 장엄함을 발견하라.

-설렘이 없다면 열정도 없다.(삶을 먼저 풍성하게 하라는 후배에게 한 조언이 기억에 남는다.)

-즐거움 속에서 열정이 태어난다.


3. 창의로 출발하여 열정으로 이끌고 관계로 매듭지어라.

-> 창의와 열정은 다른 책에서도 익히 들었지만 ‘관계’에 대한 새로운 인식이 각인된 단원이었다.


4. 나는 지금도 청춘의 나에게 묻는다.

-생애에 한 번은 미쳐봐야 하리라.

-내가 계획하지 않은 내 청춘의 자산들.


그렇다고 핵심만을 얼핏 보고 이 책을 그냥 지나쳐버리지 않았으면 한다. 명언들의 탄생비화를 모르고 명언만을 단순히 읽고 외운 후 어설프게 주절대는 어리석음은 곧 얕은 물에서 사는 송사리에 불과한 자신의 모습을 비추는 것과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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