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를 훔친 소설가 - 문학이 공감을 주는 과학적 이유
석영중 지음 / 예담 / 2011년 8월
평점 :
품절



뇌를 훔친 소설가


이 책은 소설이 아니다.

그렇다고 과학도서는 더더욱 아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뇌에 대한 이야기를 펼쳐놓는다.

이것은 바로 작가 석영중의 남다른 도전랠리다!


문학 연구와 뇌 연구 사이에 무수한 접점이 있기에, 인문학과 자연과학의 대화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려운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문학 연구자들이 뇌 연구에 관심을 기울여야 된다고 작가는 주장한다. 그의 전작 <톨스토이, 도덕에 미치다>, <도스토예프스키, 돈을 위해 펜을 들다>에 이은 문학 평론에 새로운 도전 3탄인 셈이다.


흉내, 몰입, 기억과 망각, 변화라는 네 가지 주제를 통해 뇌의 기능과 각 주제마다 소설 속 캐릭터나 소설 내용을 다루면서 신경정신과 전문의 과정이나 뇌전문의 과정을 소설을 통해 배우는 듯한 기분이 든다.


감정이입의 주체 거울뉴런, 억재하는 슈퍼 거울뉴런.

영감과 유전적인 특혜 천재 모차르트, 학습과 노력을 통한 장인 살리에리를 다룬 흉내나 닥터 지바고나 모비 딕을 향한 복수에 눈이 먼 선장을 다룬 몰입에서는 둘 다 좋은 면과 나쁜 면이 존재하며 뇌의 기능 역시 상대적인 기능의 다양한 물질들이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특히 흥미로웠던 기억과 망각에서는 새로운 것을 기억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잊어야 하는 망각에 대해 생각하게 된 단원이었다. 보통 사람들이 어떻게 하면 기억력을 높일 수 있을까에 관해 고민하며 아이들 교육에 있어서도 기억력 향상을 위한 학습법이 유행하기도 하는데 이 단원은 그런 점에서 많은 생각이 들게 했다. 마지막으로 다룬 변화에서 러시아 말 ‘포슐로스트’나 ‘브이트’에 대한 이야기는 흥미로웠다. 한 마디로 번역하기가 힘들지만 굳이 표현하자면 범속성과 일상성이라고 표현되는 이 단어들이 러시아 문학에서 특유의 힘을 발휘한 것은 상대적으로 범속성과 일상성을 가장 경계시하는 러시아 사람들을 대변한다는 이야기 또한 흥미로웠다. 게다가 그 일면에 뇌가소성을 이야기하면서 당시 러시아 일반 남성의 평균 수명이 40대임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언어를 배우고 80대까지 맑은 정신을 유지했던 학자의 이야기는, 평균 수명이 100세를 바라보는 우리 세대가 뇌의 기능을 잘 유지하기 위해 중년에도 새로운 것을 배우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 부분이었고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이었다.


이렇듯 문학 작품을 통한 뇌의 기능 이해와 문학 작품을 이해하면서 인간의 뇌를 공부하는 이색적인 경험을 다룬 <뇌를 훔친 소설가>는 색다른 표지와 더불어 색다른 이야기들이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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