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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담의 그림자
스테파니 핀토프 지음, 이영아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1년 5월
평점 :
절판

상처를 입은 형사 사이먼 질은 도시를 떠나 한적한 곳으로 이주한다. 그러나 우리가 짐작하는 데로 한적한 그 곳에서 오히려 살인 사건이 벌어진다. 그러나 타 작품과 다른 가장 큰 점은 범인을 초기에 지목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다. 프로파일러 앨리스테어 싱클레어는 살인자로 마이클 프롬리를 지목한다. 시대적 배경은 1905년으로 프로파일러의 개념이 아직 자리 잡기 전이었다. 지금은 전 세계적으로 연쇄 살인사건에 관한 자료조사와 연구로 프로파일러의 개념은 일반화 되어 있다. 그러나 작품 속에서는 프로파일러의 개념이 아직 자리 잡기 전에 형사 사이먼 질 앞에 나타난 앨리스테어 싱클레어를 통해 프로파일러의 초기 모습을 보는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작가 스테파니 핀토프의 데뷔작인 고담의 그림자는 배트맨의 느낌이 강하게 느껴지는 표지와 제목으로 시선을 끈다. 그러나 이것은 1905년이라는 소설 속 배경이 미국의 암흑 시기를 나타나는 시기와 맞아 떨어지며 배트맨의 배경과 일치하기 때문이다. 시대적으로 마약과 도박이 성행하고 시장 선거도 폭력이 난무하던 시기였다. 상업화의 뒤로 빈부의 격차는 심해지고 경제발전의 속도를 사회발전의 속도가 따라가지 못하면서 발생하는 그런 시대에는 결국 도시의 어두운 골목에는 일반 시민들이 상상할 수 없는 또 다른 세계가 존재한다.
주인공 사이먼 질의 아버지도 그랬고 나중에 밝혀진 범인의 동기도 또 다른 세계에서 비롯되었다.
이 작품이 애드거 상과 워싱턴 어빙 상을 수상하게 된 것은 아마도 추리물로써 대단하다는 평가보다는 시대적 배경을 잘 살리고 각 캐릭터들을 잘 만들고 하나의 이야기로 중심을 잃지 않고 이끌어갔기 때문일 것이다. 사건도 그렇고 범인의 캐릭터도 그렇고, 요즘 출간되는 추리물이 피가 낭자하거나 갈수록 더 잔인하고 무서워지는 것에 비해 오히려 조금은 덜 자극적이다. 100년이나 과거의 시간이기에 지금보다는 덜 잔인할 것이라는 일반적인 견해가 깔려 있을지도 모르겠다.
100년 전 불안정했던 미국의 한 도시에서 벌어지는 살인사건은 연쇄살인사건의 잔인무도함과 피가 낭자한 토마토케첩의 파티로 시작되지는 않는다. 물론 세라 윙게이트가 살해된 장면이나 마이클 프롬리의 폭력성을 표현하는 곳은 피가 낭자하다. 그러나 신기하게도 충분히 묘사되었음에도 충분히 자극적이지 않다. 그것보다는 오히려 사이먼 질의 과거의 아픔, 앨리스테어 싱클레어의 아픔, 이사벨라 싱클레어의 아픔이 궁금해지고 호러스와 프레드 에빙스의 아픔은 무엇일까 궁금해지며 메이미 듀랜트가 왜 두려워하는지 궁금해진다. 잔인함보다는 호기심과 궁금증에 다음 책장으로 빨리 넘기고 싶은 충동이 이는 그런 작품이다.
그리고 사이먼 질은 도시의 어두운 그림자 니키의 빚을 어떻게 청산할까 라는 궁금증까지…
마지막까지 작가는 독자에게 호기심을 남기며 작품을 끝맺는다.